밝은 파란색의 바탕에 굵은 궁서체의 글씨로 쓰여진 ‘헬카페’. 예전에 어떤 커피 만화책에서 ‘헬카페’에 대해서 나온 적이 있다. 그때부터 궁금했던 곳인데 우연히 근처를 지나갈 기회가 생겼다. 본점은 아니고 헬카페 뮤직점이라고. 푸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생각보다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 펼쳐진다.우드 톤의 공간과 스피커, 진열장을 잔뜩 채운 LP와 한켠에 놓인 위스키와 잔들. 덕질이 잔뜩 쌓여있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바에는 자리가 하나, 둘 정도 있지만 편하게 앉을수있는 테이블은 이미 사람이 가득했다. 바에 앉을까 하다가 일단 테이크 아웃으로 주문했다. 보통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데 테이크 아웃이라서 라떼를 주문했다. 시그니처라고 쓰여있는 메뉴판 덕분이다. ‘시그니처, 헬 라뗴’라고 적혀있는데 헬 카페에서 헬 라떼를 안먹어볼순 없는 노릇 아닌가.
음료를 주문하는데 가격이 4,000원이 나왔다. 분명 메뉴판에는 6,000원으로 되어있었는데. 알고보니 테이크 아웃은 2,000원이 할인이 된다. 편하게 앉아서 마실순 없지만 이정도 할인이면 테이크 아웃도 괜찮은 선택지로 보인다. 헬 라떼는 약 10oz정도의 하얀색 종이컵에 나왔다. 뚜껑도 덮어서 제공된다.
그리고 ‘헬카페’라는 글이 적힌 빨강색 테이프가 붙어있다. 원두는 강배전과 약배전 중에 선택이 가능한데 나는 강배전이 더 궁금했다. 한모금 마시자 따뜻한 라떼가 목을 타고 몸을 덥힌다. 고소한 커피 향과 진한 우유의 부드러운 거품이 함께 느껴진다. 고소하면서 달짝지근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입에 맴도는 느낌이다. 확실히 정성들인 맛이다. 빨강색 테이프 역할이 궁금한데 헬 라떼에만 제공되는지 다른 테이크 아웃 컵에도 적용되는지 궁금하다. 별다른 말 없이 주는 커피를 받아서 나와서 더 그랬다. 아메리카노는 아마도 잔이 다르지 않을까?
다음번에 시간이 된다면 바에 앉아서 노래를 감상하다가 나오고 싶다. 거대한 스피커가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저 가득한 LP들 속에서 어떤 가수가 나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