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잘못 지었다. 작은 브랜드를 만들고 꾸려가기 위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에 있는 내용은 '광고와 대기업 브랜딩을 도와준 멋진 저자가 하는 조언'에 가깝다. 물론 내용이 별로라고는 할수없다. 충분히 좋은 내용도 있다. 그 좋은 내용에 앞서서 자기 자랑과도 같은 자기 PR이 더 많은 지분을 차지 할 뿐이다.
책의 뒤편에 있는 나름 '작은 브랜드'라고 적혀있는 해시태그가 있다. 문제는 저자 기준의 작은 브랜드지 전혀 작다고 볼수없는 브랜드가 많다. 마마이트는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곰표 또한 작은 브랜드가 아니라 대한제분의 하위 브랜드로 중견 기업의 브랜드다. 대기업의 광고를 제작했던 저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작은 브랜드'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프릳츠에 대한 내용을 기대했지만 사실 뉴스에서 나온 내용이 전부였다. 어쩌다보니 들어간 물개 로고에 대한 이야기. 한쪽에 프릳츠의 내용이 아주 살짝 스쳐지나간다. 그 외, 헬리녹스나 타라북스 등 흥미로운 내용도 간간히 스쳐지나간다.
저자는 매출의 크기가 브랜드의 위상을 말해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소비자 인식 속 크기가 브랜드의 크기를 결정한다면서. 흥미로운 말이다. 실제로 빨리, 더 많이를 넘어서 친환경, 슬로우 라이프 등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있지 않는가. 파타고니아만해도 그렇다. 옷을 사서 오래오래 입으라는 브랜드. 그러나 매출은 여전히 브랜드의 위상을 말해주긴 한다. 결국 기업의 최종 목적은 이윤 창출이니까.
중간 중간 저자가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참 많이 나온다. 작은 브랜드가 아니라 거대한 브랜딩을 진행했지만 정작 쓴 책 제목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이라니. 이런 아이러니 덕분에 나같은 독자는 실망할수밖에 없다. 굿모닝 투자증권(현 신한증권), 웅진 등에서 진행했던 이야기는 자영업자에게 하등 쓸모없는 이야기다. 그래서 자기 자랑처럼 들린다. 차라리 광고 회사나 브랜딩, 마케팅 담당자라면 오히려 더 재밌게 읽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