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 설레는, 베트남의 설 "뗏"

Tết tết đến rồi 뗏 뗏 덴 조이!

by 반쯤 사이공니즈

설 연휴가 지나간지 벌써 2주가 다 되어가고 있지만, 베트남의 설 "Tết (뗏)"의 열기는 아직도 남아있다. 한국이랑 많이 닮은듯 다른 베트남의 "뗏"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베트남의 대명절 "뗏"은 모두가 고향으로 향하는 민족 대이동의 시기이자, 1년 중 가장 긴 휴식이 허락되는 때이다. 1년이 뗏 으로 시작해서 뗏으로 끝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베트남의 뗏은 많은 의미와 문화 그리고 정서를 담고 있다. 뗏이 베트남 사람들한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는건 베트남에서 살때 아주 중요하다.


설 맞이 준비는

한달 전 부터 시작된다.

1. 집 청소, 수리

베트남사람들은 새해가 오기 전에 집을 깨끗하게 해둬야 복이 들어온다고 믿는다. 복이 들어올 길을 활짝열어 반질반질 닦아두려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베트남에 깊게 뿌리박혀있는 "첫 시작이 좋아야 뒤이어 오는 날 들도 좋다" 는 믿음이 가장 큰 의미와 힘을 가지는 날이 바로 새해 첫 날인 "뗏"이기 때문에 집 수리, 청소, 이사 같은 것들은 뗏이 오기전에 끝내곤 한다. 그 복은 곧 돈이고,건강이고 행복이기에 최대한 많은 복을 받아들여 한해를 풍족히 보내고자하는 노력이 깃든다.


그래서 가장 인테리어관련 시장이 활발해지는 시기가 뗏이 오기 2-3달전이다. 새 가구를 들이고, 미뤄두었던 집 수리를 하고, 페인트칠을 다시하곤 한다. 그리고 설 연휴를 굉장히 길게 쉬는데 주로 최소 1주일에서 최대 2-3주를 쉬기도 한다. 길게 쉬는 이유 중 하나는 고향에 내려가는 시간 + 그리고 고향에 가서 설이 오기 전 대청소를 돕기 위해서라고도 한다. 설 이후에는 진짜 휴식과 가족모임이 시작된다.


2. '뗏' 을 알리는 풍경

설이 오기 1달전 부터 길거리에는 설을 맞이하는 꽃과 장식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옷 가게들은 앞다투어 새로운 아오자이 디자인을 선보이고, 마트에서는 설 선물세트를 진열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처럼 설을 알리는 베트남의 "뗏 캐롤"이 들려온다. 공원에서는 "뗏 마켓"이 들어서고, 많은 복을 불러오는 노란색 분홍색의 꽃나무들이 쉴틈없이 큰 트럭에 실려 길거리를 달린다.

뗏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 베트남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건 흥미롭다. 남부인 호치민은 노란매화꽃(금매화) 그리고 북부인 하노이쪽은 복숭아꽃(복사꽃)을 좋아한다. 이건 기후가 달라서 설에 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꽃의 종류가 달라서 생긴 차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호치민에서도 분홍색 복사꽃도 뗏 마켓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취향에 따라 꽃을 장식하곤 한다. 설 장식들이 노랑색, 분홍색이 뒤섞이며 더 다채로워지고 있다.


3. 귀향길의 시작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는 정식적인 연휴의 1주일 전부터 많은 것들이 멈추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리 고향으로 내려가서 그랩을 잡는 것도 힘들어지고, 배송 운송업은 물류 공급 부족으로 운송료가 치솟거나 접수조차 받지 않는다. 도로가 비어지기 시작한다.


긴 베트남의 지형 특성상 고향으로 가는 길이 멀고 붐빈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알고있겠지만, 직원들에게 적어도 한 달보다 일찍 미리 설연휴를 확정지어주어야 그들이 고향으로 가는 티켓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콘서트 티켓팅을 방불케하는 티켓팅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미리 티켓을 구해두지 않으면 비행기표의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기약 없는 취소표 대기 행렬에 몸을 실어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베트남사람들에게 뗏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내 선에서 가능한 많은 설 보너스와 상황에 따라 그달의 월급을 미리 쥐어주려 노력한다. (베트남에서는 설 보너스 개념이있는데, 1년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한달치 월급을 기준으로 회사마다 다르게 지급한다.) 그 외에도 긴 귀향길 버스안에서도 상하지 않고, 너무 무겁지 않게 고향으로 자랑스럽게 가지고 갈 수 있는 선물이 뭘지 고민한다.


베트남에서 보내는 설

모두가 바삐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혹은 가족끼리 여행을 국내로 해외로 떠나 동네는 텅 비어버린다. 나는 이 비어버린 한적함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1군 시내에 한번쯤은 나가서 북적이고 들뜬 뗏 분위기를 느끼는것도 놓치지 않는다. 시내에는 다양한 아오자이를 입은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거기에 섞여서 나도 아오자이를 입고 당당하게 집 밖을 나설 수 있어서 좋다. 나는 매년 연간행사처럼 베트남 친구와 아오자이를 입고 시내에서 혹은 각자의 집 근처에서 만난다. 그러고 찍어온 사진이 매년 쌓인다.

베트남은 친구들, 직장동료같은 사이에서도 작은 금액의 새뱃돈인 리씨(Lì xì)를 주고받으며 덕담을 나눈다. 그래서 리씨를 주고받고 내가 가르쳐준 고스톱에 빠져 몇 시간이고 치다가 헤어진다. 참고로 야외에서 트럼프 카드를 치는건 금지되어있다. 돈을 걸고 하는 도박성 게임을 많이해서 금지한다하니 집에서 즐기시길 바란다.


비교적 공휴일이 적은 베트남에서 설 연휴는 정말 사막 위의 오아시스같다. 설이 오기 전 좋아하는 간식을 잔뜩 사서 쟁여두고, 구석에 있던 아오자이를 끄내두며 한적해진 분위기를 즐기며 길게 즐기는 베트남의 설은 조금 뜨겁지만 한국에서 보내는 설 만큼 매력적이다.


PS. 이 시기에 베트남 여행을 오는건 추천하지 않는다. 문을 닫은 곳도 많을 뿐더러, 항공권 숙박권 모두 비싸고 어딜가든 붐비고 길이 많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설 동안 영업을 하는 곳 중에서는 직원들에게 3배의 임금을 지급해야하기에 뗏 기간의 extra charge를 받는 곳이 많다. 그래서 여행객으로서 좋은 타이밍이라고 보긴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베트남 '뗏' 캐롤을 몇가지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1. Tết này con sẽ về ( 이번설에 내려갈게요)

타지에서 고생하며 바쁘게 살아가던 자녀가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같은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YGhE2HZ8g8M&list=RDYGhE2HZ8g8M&start_radio=1

2. Tết ơi tết à ('설'아, '설'아)

설에 보이는 다양한 풍경을 담은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WL6toQR4Qg4&list=RDWL6toQR4Qg4&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