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휼
애미야, 오늘 꿈같은 날을 보냈써야
노란꽃 잔친가 뭔가
멀미나도록 꽃길을 걸었써야
거기서 누런 용이 용트림 했단디
나만큼이나 꼬부라진 황룡강 줄기 따라
아슴아슴 핀 꽃들이
첨엔 나락인 줄 알았써야
끝도 갓도 없이 천지가 노랗드라
내 징헌놈의 세상도 그랬쩨
근디, 세상 참 많이 좋아졌드라이
아 글씨, 오늘 내가
날아다니는 사탕을 다 먹어봤씨야
백수가 되도락 첨 일인디
구름 같은 것이, 달~달~한 것이,
그것을 한 입 벼 먹응께
하늘로 내가 날아갈 것만 같드라이
골로 날아가부렀으믄 했시야
빈 땅에 나락 대신 꽃을 심도록락 살았응께
이제 더는 여한도 없잖것냐
애미야, 그나 제나,
오늘, 징허게 좋았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