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by 좋은생각

소풍


김휼


애미야, 오늘 꿈같은 날을 보냈써야

노란꽃 잔친가 뭔가

멀미나도록 꽃길을 걸었써야

거기서 누런 용이 용트림 했단디

나만큼이나 꼬부라진 황룡강 줄기 따라

아슴아슴 핀 꽃들이

첨엔 나락인 줄 알았써야

끝도 갓도 없이 천지가 노랗드라

내 징헌놈의 세상도 그랬쩨

근디, 세상 참 많이 좋아졌드라이

아 글씨, 오늘 내가

날아다니는 사탕을 다 먹어봤씨야

백수가 되도락 첨 일인디

구름 같은 것이, 달~달~한 것이,

그것을 한 입 벼 먹응께

하늘로 내가 날아갈 것만 같드라이

골로 날아가부렀으믄 했시야

빈 땅에 나락 대신 꽃을 심도록락 살았응께

이제 더는 여한도 없잖것냐

애미야, 그나 제나,

오늘, 징허게 좋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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