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민들레

by 허건

저는 민들레를 사랑합니다

그래서 무심합니다


민들레는 제게 다가와

이렇게 말합니다


"참견하지 않아도 잘 살았을 거예요"


마당 가득 섭섭한 기분이 창문에 고여도

풀밭에 널린 풀꽃 대하듯 대할 겁니다


언제 꽃이 피고 졌는지

알지 못하지만


씨앗이 부풀어 하늘을 날 때면

제 마음도 이유 없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나풀나풀 떠는 마음은

바람에 쉽게 찢어지고 부서집니다


그렇게 무심히 쌓여서

하얗게 피어나겠죠


촘촘하고 빽빽해서

하나쯤 생략해도 괜찮을 정도로


사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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