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라 Feb 08. 2022

[책] 에세이 만드는 법


* 지은이 :  이연실

* 펴낸 곳 :  도서출판 유유



그 좁지만 끝 모를 깊은 세계에 넓이를 확보해 주는 사람,
편집자는 언제나 옳다.
P166

    




에티오피아 아리차 스페셜티 한 잔과

이연실 작가의 [ 에세이 만드는 법 ]을 읽는다.


이 책의 작가가 에세이 분야에 호감을 가지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어쩌다가 수필을 쓰게 되었는데 쓸면 쓸수록 회의감이 들었다. 나의 '사적인 이야기를 누가 읽어 주기나 할까' 하는 생각부터 '이런 이야기까지 써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들이 글을 쓰려던 손길을 자꾸 멈추게 했다.


사실, 가끔, 무척, 부끄럽다. 


그럼에도 쓰고자 하는 욕망이 삐져나와 몇 자 적어보다가는 접어버리기 일쑤였다.


이연실 작가의 "에세이 만드는 법"은 이런 나의 에세이에 대한 불확실한 마음에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해 주었다. 내 입장에서 풀어내던 이야기를 읽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다시 고쳐나가게 했고  더 좋은 글, 잘 읽히는 글, 마음을 다독이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갇힌 시각을 깨우며  펜을 들게 했다.


생각을 변화시키고, 다시 행동하게 하는 것이 [책]이라는 존재의 가치일까?

    


에세이를 싫어했던 작가가 출판사 국내문학팀에서 ‘비소설’ 분야의 편집자가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4년 동안 다수의 에세이를 편집하며 잘 팔리는 에세이를 만들어 내는 "영업비밀"을 아끼지 않고 풀어내고 있다.

에세이를 쓴 작가로부터 진심으로 끄집어내는 인상 깊은 제목 짓기, 띠지 문들기에서 계약서를 꺼낼 때와 집어넣어야 할 때까지를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에세이를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는 어떻게 에세이를 바라봐야 할지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제목만 들으면 다 아는 베스트셀러의 바로  "그 제목"을 만들어 낸 편집자가 글을 쓴 작가를 만나 진심으로 소통하는 부분이 참 좋았다.


"좋은 제목은 본문에 숨어 있더라."는 선배의 말을 듣고 제목 찾기를 감행하는 작가의 모험 또한 흥미진진하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유명 작가의 베스트셀러 제목을 탄생시킨 이연실 편집자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책의 표지 디자인과 띠지 문구와 포인트 문장 별면까지 고군분투하는 편집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앞으로는 책의 구성 요소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상상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겠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편집자의 피. 땀. 눈물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잘 읽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