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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하루하루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고 있습니다.

by lee나무

고마운 분들이 참 많습니다.

하루하루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고 있고, 살아왔다는 생각입니다.

부족하고 서툰 점이 많은 내가, 지금의 나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주변의 도움 덕입니다.


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매일매일 생활했을 때, 생각해 보면 교사인 내가 아이들을 챙기고 도왔다기보다는 아이들이 '선생님, 선생님' 하며 이것저것 챙겨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십이 넘어 부장 교사를 할 때는 동학년 선생님들이 '부장님, 부장님' 하며 이것저것 저의 부족함을 채워주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이 저를 성장시켰고 동료 선생님들이 저를 채워주었기에 교직이라는 쉽지 않은 소명을 지금까지 무탈하게 지켜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허리가 약한 나의 몸에 귀 기울이지 않은 채 며칠을 줄곧 앉아서 일했더니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몸이 화가 났구나. 관심 가져달라는 말이지.' 생각했어요. 물리치료도 받고 스트레칭도 하고 추운 날씨에도 롱패딩을 걸치고 1시간씩 걸어주었더니 정상으로 회복되는 듯합니다. 이런 나를 지켜보던 동료들이 이번 사무기기 구입할 때 스탠딩 컴퓨터 책상을 사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만류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없었던 날 스탠딩 책상은 벌써 주문이 되었고 지난 금요일 배달이 되었어요. 내 키만 한 박스를 보며 고마운 마음과 함께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이렇게 직접 조립해서 설치까지 해주십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타인 없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관계를 떠나 살아갈 수 없는 '인간(人間)'이기에 나를 둘러싼 타인들과 조화롭게 지내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 깨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프리카 반투족의 우분투 정신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나'라는 존재에 과도하게 집중하다 보면, 타인의 아름다움을 보기 어렵습니다. '타인의 아름다움' 속에서 '나의 아름다움'이 어울려 있는 풍경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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