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호텔은 기대에 없었다. 너무 나쁘지만 않으면 되었다. 라오스가 가진 고유한 자연의 원형을 보고 싶었다. 자연이 만든 대로, 씨앗이 뿌려지고 나고 자란 그대로, 오로지 시간과 태양과 바람, 비와 흙이 빚어낸 대로인 열대의 산과 숲, 강과 호수를 볼 수 있으면 했다.
국토의 80~90%가 산악지대인 라오스. 멀리서 바라보면 그저 우뚝 솟은 산일뿐인데. 멀리서 바라보면 그저 유유히 흐르는 강물일 뿐인데. 산과 강은 사람을, 라오스 사람들의 생계를, 폭포와 호수를, 쉴 곳과 먹거리를 품고 있다.
이 강을 따라 라오스 사람들은 카약을 띄워 여행자들을 위해 노를 저어 돈을 번다. 풀을 뜯던 소도 이 강에서 목을 축인다.
루앙프라방에 있는 '꽝시폭포'는개인적으로 라오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아닐까 싶다.
흙먼지 날리는, 길 양옆으로 흙먼지 뽀얗게 덮어쓴 더문더문 인가들과 풀과 나무들을 지나오면서 이 밀림 속에 이런 1도 상상치 못한 파라다이스 같은 풍경이 숨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자유여행으로 왔더라면 이 옥빛 연못과 숲 속 구석구석을 걸으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 텐데 떠나오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신발을 벗고 연못에 발을 담그고 맨발로 촉촉한 흙길을 밟아본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열대림에 숨겨진 천국 같은 꽝시폭포에서 여행자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루앙프라방 푸시산의 일몰.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다행히 날이 맑아 정말 예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해는 산마루로 가라앉으며 메콩강과 산, 하늘과 나무, 사람들까지도 붉게 물들인다. 자연의 색채는 인간의 언어가 얼마나 빈약한지 일깨운다. 감탄과 기도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