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아름다워서

생명의 숲 우포, 그리고 사람

by lee나무
초록이 눈부신 5월의 우포, 자운영꽃과 수령 백년이 넘은 왕버드나무

푸르른 우포. 온통 초록으로 넘실거리는 5월의 우포를 걸었다.

수령이 백 년도 넘은 왕버들이 뿌리와 뿌리가 연결되어 숲을 이루고, 하얀 찔레꽃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늪에서는 잉어들이 산란기를 맞아 둥실둥실 헤엄치고, 번식기를 맞은 숯 새들은 새끼 새와 어미새를 보호하느라 바쁘게 노래하는, 1억 400만 년이라는 긴 시간을 퇴적한 채 우포는 원시 숲의 아름다움을 쏟아내고 있었다.

거대한, 넓은 품으로 뭇 생명을 품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인간의 언어는 이토록 빈약하다. 그저 조용히, 가만히, 오래 바라보면서 겸양의 언어, 겸손의 태도를 배운다.




특별한 분을 만났다.

사진작가 정봉채 선생님.

선생님은 2000년에 우포에 오셨다. 22년 동안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 동안 '우포의 자연과 사람'을 카메라에 담았다. 새벽부터 해지는 저녁까지 하루에 8000컷씩 사진을 찍었다. 선생님은 젊은 시절 회사와 학교에서 일하신 적이 있었다. 사진이 좋아서 무모하게 직장을 그만두고 우포에 터를 잡으셨다. 우포에 들어와 매일같이 하루 8~10시간 우포의 자연을 카메라에 담는 동안 관절염, 습진, 이석증, 대상포진 등 온갖 습한 병으로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선생님은 그 시련의 시간들을 지나면서 겸손과 겸양을 배웠다. 시련은 오롯이 작가의 자양분이 되었고, 자연 섭리의 눈으로 '우포늪'을 바라보면서 자연 앞에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다. 낮은 자세로 낮은 자세로 자연을, '우포늪'과 일체 되어 바라보며, 기다림의 시간을 사셨다. 그렇게 그는 22년간 우포의 새, 어부, 자연, 그리고 작가의 마음을 사진에 담았다. 여명이 내려앉는 시간부터 노을 지는 저녁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카메라 삼각대를 세웠다.


나는 감히 선생님의 사진 앞에서 어떤 감탄사도 쓸 수 없었다. 겸허해졌다. 예술이란 예술가가 자신의 전부를 투영하여 낳은 결과이다.


"늪과 교감을 나누는 나는

늪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작가의 사진 아카이브 속에서 발견한 문구이다.

늪과 일체 된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며칠간 내내 안개가 뿌옇다

그것이 오히려 위안이었다

걷힐까 봐 두렵다."

멀리 유유히 황새 한마리
하늘, 산, 늪, 나무, 풀, 물이 어우러진 우포
딱따구리가 동그랗게 둥지를 틀었다.





* 정봉채 작가님의 사진은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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