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경영 십계명
얼떨결에 꿇은 무릎이지만 사실 나는 줄곧 바로 이 마음으로 생태원을 경영했다. 단 한 차례도 나는 직원들을 무시하지 않았다. 언제나 눈높이를 같이하며 함께 일했다. 나를 따르라고 부르짖기보다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 쉽사리 내 의견을 말하기보다 좀 더 많은 직원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이를 악물고 들었다. 절대로 군림(君臨) 하지 않고 군림(群臨)하려 노력했다. -최재천-
미국에 살던 시설 틈만 나면 월든 호수를 찾았던 나는 알게 모르게 그(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철학을 체득한 것 같다. 생태학을 이론뿐만 아니라 삶 속에 녹여내는 길을 찾았다. 나는 나를 위해서는 거의 돈을 쓰지 않는다. 아내가 강권해 사주기 전에는 스스로 옷을 사본 기억이 거의 없다. 아무리 멋진 전자기기가 새로 출시돼도 그걸 사기 위해 줄을 서본 적은 더더욱 없다. 미국 유학 초창기에서 잠시 독일 차 BMW 2002를 흠모했던 이래 여느 사내들처럼 차에 대한 로망도 일절 없다.
일상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영혼이 자유로워진다. 자본주의의 고질인 과소비를 덜어내고 단순한 삶을 살면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고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의 책 <월든(Walden)>에는 절제된 삶을 실천하며 관찰한 자연의 섭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조직이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더의 사리사욕과 아집 때문이다. 사심 없이 모든 문제를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상의하며 추진하면 망하기가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리더가 조직을 이용해 자기 욕심을 챙기려 하거나 자기가 조직의 누구보다도 훨씬 탁월하다고 믿기 시작하면 위험하다. 아무리 대단한 천재라도 자기 두뇌 하나가 많은 다른 두뇌의 집단 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을 능가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멸망의 길로 접어든다. 하나의 두뇌보다 여러 두뇌가 궁극에는 반드시 더 훌륭하다. 경영(經營)이 아니라 공영(共營)이다. 혼자 다스리려 하지 말고 함께 일하면 망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