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놀이가 남을 위한 일이 되는, 그 순수한 자기 몰두
아흔아홉 마리 양은 제자리에서 풀이나 뜯어먹었지. 그런데 호기심 많은 한 놈은 늑대가 오나 안 오나 살피고, 저 멀리 낯선 꽃향기도 맡으면서 제멋대로 놀다가 길 잃은 거잖아. 저 홀로 낯선 세상과 대면하는 놈이야. 탁월한 놈이지. 떼로 몰려다니는 것들, 그 아흔아홉 마리는 제 눈앞의 풀만 뜯었지. 목자 뒤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닌 거야. 존재했어?
허공에 날아든 단도처럼, '존재했어?'라는 스승의 말에 뒷골이 서늘해졌다.
'너 존재했어?'
'너답게 세상에 존재했어?'
'너만의 이야기로 존재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