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 있는 몸에 관하여 말하려고 했다. 그의 몸은 대의와 가난을 합쳐서 적의 정면으로 향했던 것인데, 그의 대의는 후세의 필생(筆生)이 힘주어 말하지 않더라도 그가 몸과 총과 입으로 이미 다 말했고, 지금도 말하고 있다. 306쪽, 작가의 말 -
먹먹하다.
명징하다.
슬프다.
아름답다.
김훈 작가님이 '안중근'을 이 시기에, 소설로 써 주셔서 감사하다. (역사의 씨실과 날실을 엮어내는 것의 어려움을 참으로 적절하게(?) 그려서, 너무나 담백해서 울림이 더 컸던 것 같다.)
'그가 몸과 총과 입으로 말했고, 지금도 말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기억하는 것이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현재라는 시간이 과거와 결코 무관할 수 없기에, 그 과거의 바탕을 제대로 헤아리고 현재를 살며 '지금도 말하고 있는' 것을 놓치지 않고 살 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