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큰 버킷리스트를 꼽으라면, 단연 '종이책 출간'이다. 사실 작년, 내 인생 첫 종이책 『엄마도 아빠도 육아휴직 중』을 세상에 내보인 뒤로, 다시 책을 쓴다는 건 상상조차 해본 적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신이 없었다.
단순히 글을 써서 원고 투고만 하면 모든 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퇴고와 교정, 교열 그리고 직접 책을 알릴 방법까지 고민해야 했으니 출간이 이렇게나 힘든 일인 줄, 미처 몰랐다. 그래서 당분간은 쉬어갈 요량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걸 왜 시작했지?' 싶을 정도로 힘들던 어느 날, 책 한 권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 느꼈던 그 뿌듯함 때문에 나는 출간이라는 카드를 어느새 다시 만지작 거리기 시작한다. (작가들은 분명 그 맛에 책을 내는 걸게다.)
그럼 이번 출간은 어떤 소재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게 됐을까? 먼저 경험해 봤던 그 방법으로 다시 원고 투고를 하기로 했다. 맞다. 브런치북을 이용하는 것이다.
글감은 일상에서 조금만 눈여겨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모든 것이 글의 소재가 된다. 그럼 나는 무엇을 원고의 소재로 삼았을까. 대중교통. 항상 내 삶에 함께 해준 지하철과 버스로 내 인생을 되돌아보는 에세이를 써보기로 했다.
원고 투고를 위한 목적이 있는 브런치북이었기에 제목과 목차를 정하는 데에만 무려 한 달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출판사를 만나면 어느 정도는 혹은 대폭 수정될 수밖에 없다.)
목차를 먼저 만들고 글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글을 먼저 전개하면서 원고를 완성해 나가는 작가가 있다. 후자의 경우, 웬만한 문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써 내려가기 쉽지 않다.
머릿속으로 뼈대를 그려놓고 쓰는 것이기 때문에 글을 흐트러짐 없이 자연스럽게 기록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
여하튼 2025년의 2월부터 5월 초까지, 브런치에 총 38개의 글을 매주 월·수·금 오전 8시에 연재했다. 30개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브런치북 연재를 마치고 매거진 형태로 몇몇 글을 추가로 작성해 원고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감사하게도 몇몇 글은 포털 메인에 소개되기도 했다. 정말이지, 작은 반응 하나하나가 연재에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자체 교정과 교열도 끝났고, 출판사에 보낼 원고도 준비를 마쳤다.
작은 도서관 한편에서 책을 뒤적이며 출판사 이메일을 수집하던 그날이 떠오른다. 출간은 언제 생각해도 참 벅찬 일이다.
혹자들은 어쩌면 출간이 돈만 써대는 일이라 여길 수도 있다. 그래도 출간을 단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내 마음을 알 것이다. 그게 얼마나 뿌듯한 여정인지 말이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북으로 다시 출간을 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