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책장에 꽂혀있는 책의 앞뒤를 훑고, 단지 내 북카페에 비치된 수백 권의 책을 훑으며 나와 비슷한 결을 지닌, 정확히 말하면 내 글을 읽어줄 것 같은 출판사의 이메일 리스트를 확보하는데 한동안 집중했다. 그렇게 25개 남짓의 새로운 출판사들의 이메일 주소가 내 손에 쥐어졌다.
사실, 작년 역시 원고 투고하기 위해 동네 도서관, 서점 등을 돌아다니며 출판사 이메일 발굴을 위해 노력했다. 하나, 결론적으로 그 당시의 출판사 이메일 리스트는 이번엔 최소한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유인즉, 해딩 출판사에 메일을 보내도 아예 읽지 않거나, 이메일 주소 자체가 없어진 출판사도 다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원고 투고를 위해 나는 또 무엇을 준비했을까? 맞다. 출간기획서를 다시 작성해야했다. 작년, 생애 첫 원고 투고를 하며 작성했던 파일을 정말 오랜만에 다시 열었다. 참고로 출간기획서는 예비 작가와 원고를 한 두장으로 나타내는 요약본이며, 이와 동시에 작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문서가 된다.
하루에 수십 건 혹은 수백 건씩 출판사로 접수되는 글을 출판사 직원이 과연 전부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럴 리 없다. 사람은 본래부터 읽는 것을 싫어한다. 축약된 형태로 최대한 간결하게 메시지를 전달해 출판사가 읽게 만드는 것. 이게 내가 생각하는 출간기획서의 역할이다.
여하튼 그 당시 원고 투고를 위해 내 나름 정성 들여 작성한 출간기획서를 다시 열어보고 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설펐다. 아쉬움이 많이 느껴졌다. 그렇게 자기소개를 다듬고, 어떤 마케팅을 전개할 것인지 등 내용에 상세함을 더했다. (AI도 활용하고 내 생각도 집어넣었다.)
이렇게나 열심히 했던 이유는 무엇이였을까 이번 원고의 콘텐츠가 작년보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출간기획서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본래 프레젠테이션까지 만들어 볼 요량이었으나, 게을렀던 탓에 여기까지는 손을 뻗지 못한다.
그럼에도 내겐 강점 하나가 있었다. 무엇이었을까? 바로 원고 초안을 이미 완성해 두었다는 것이었다. (그간 브런치에 꾸준히 연재하며 나는 원고를 미리 만들어뒀다.) 책은 보통 5장 내외로 구성되고, 각 장마다 8개 내외의 소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 총 몇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가? 맞다. 40개 정도의 이야기가 담겨있단 소리다.
투고를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일단 몇 개의 샘플 원고를 작성하고 출판사에 보내거나 나와 같이 원고 전체를 작성해 놓고 투고하는 방법.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장단점을 살펴보겠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단점부터 말해본다면, 40개의 이야기를 써야하기 때문에 원고 투고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어떻게 될까? 출판사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소리가 된다. 무슨 말일까? 원고의 양을 어느 정도 확보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출간 계약을 맺고 보다 속도감 있게 바로 교정과 교열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한편, 작가는 원고를 기한 내에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출판사의 가이드에 따라 치열하게 편집하는 과정에서 미리 일정량의 원고를 확보해 둘 경우, 안정감이 생긴다. 실제로 교정과 교열을 동시에 하면서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게 적어도 내게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원고는 전보다 훨씬 많은 에피소드를 담아 투고에 나서게 됐다.
이렇게 만든 출간기획서와 원고를 첨부해 '올해도 출간의 연이 닿기를'이라는 염원을 담아 25개의 출판사에 개별적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미국 수영 역대 최다 메달 보유자인 마이클 펠프스는 이런 말을 했다. "도전은 꿈을 현실로 만드는 통로다." 이번 도전은 나의 꿈을 달성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을까? 다음 날이었을까? 나는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어떤 전화였을까? 다음 화에서 이어가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