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무지막지할 것만 같았던 회사 업무를 마치고 6월을 지난 7월 1일 출판사에 연락했다. 이제는 숨을 좀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리고 다시 출간을 진행하면 될 것 같다고 말이다. 글쎄, 한동안 시간이 많을 흘렀던 탓인지, 아니면 나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답이 오는 데는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올해 9월 출간을 목표로 두고 있었다. 작년 출간 당시를 회고해보자면 8월 중순쯤 출판 계약을 맺게 됐고, 조금 빠듯하게 11월 출간까지 이어졌었다. 원고의 초안이 완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빠듯한 시간이 필요했다는 말이 되겠다. 작년과 같은 우를 범하고 싶진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최종 출간된 책자에는 내가 발견한 것만 해도 10여 개 정도의 오탈자가 발견되기도 했었으니, 그렇게 눈이 빨개지도록 훑어봐도 안 보이던 오류들이 발견됐었기 때문이리라. 그런 과오를 웬만하면 다시 범하고 싶지 않았다.
길게 호흡하되, 이전 편보다 완성도 있는 책 한 권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었다. 책은 곧 나의 명함과도 같은 존재이니까. 작은 종이 대신 나의 책 한 권 내밀어 보이는 그 센스. 얼마나 파급력이 있겠는가.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자향자입니다. 원고 작업을 이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 네 작가님. 알겠습니다. 조만간 연락드리겠습니다."
하루라는 시간이 지났을까. 편집자에게 연락이 왔다. 익숙한 편집자의 이름. 작년 내 원고의 편집을 도와주었던 그 사람이었다. 이건 뭐라고 생각해야 할까? 아마 행운이겠지. 다른 출판사와 계약을 해본 적도 없고 그 안에서 심지어 다른 편집자와 소통해 본 적도 없었다만,
이번에도 동일한 편집자가 내게 배정됐다. 사실은 그랬다. 더 많은 사람에게 배우고 싶었다. 사람마다 편집의 스타일이 다르듯 이번엔 다른 사람이 배정될 줄 알았는데, 동일한 편집자와 다시 합을 맞추게 됐다. 흠. 사실 반가운 면도 있었다. 내 인생 첫 책을 세상에 선보여준 당사자였기도 했으니 그럴 수밖에. 나의 스타일을 조금이나마 더 알고 있으니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란 기대감도 생긴다.
편집자는 여전했다. 뭐가 여전했냐고? 산더미 같은 숙제를 이번에도 내게 내주었다. 아주 공손하고 부드럽게 말이다. 작년의 마음이라면 사실 부리나케 작업을 시행했을지 모른다. 하나, 지금은 아주 약간은 다르다. 속도감보다 조금 더 완성도 있는 책 한 권을 내는 게 이번 출간의 최종 목표이기에 만약 9월의 어느 날, 출간을 앞두고 있다면 그리 서두를 일은 아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선조들의 말도 맞는 말이겠지. 하나, 가장 중요한 건 작가가 원하는 방향대로 책이 완성되고 있는지의 여부다. 신인 작가라면 이 부분에 아마 휘둘리기 십상일 테다. 글쎼 나도 아직 단 한 권의 책을 낸 게 전부라 크게 조언해 줄 것은 없다만, 가능하다면 여러분의 리듬에 맞추어 최대한 조율해 나가길 원한다.
보다 완성도 있는 책을 만들기 원한다면, 그리고 더 많은 자신의 지혜를 책에 담고 싶다면 더욱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두 번째 책은 보잘것없는 회사원 하나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경험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특별할 것도 없고, 어찌 보면 진부해 보이는 이야기일지 모른다만 내 이야기를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서민들에게 어떤 메시지 하나는 전달해주고 싶었다.
"당신의 삶은 절대 진부하지 않아요. 특별합니다."라고 말이다. 사실이지 않은가. 특별하지 않게 살아온 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세상에 똑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이는 아무도 없다. 동일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녹아있다.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 그 도구가 내겐 대중교통이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릴 진 모르겠다. 회사 업무로도 사실 바쁘고 그 와 중에 여러분에게 진정 어린 메시지를 전해야만 한다.
그 길을 최대한 쉽게는 가보지 않으려 한다. 이 책이 갖고 있는 사명이기도 하며, 별 거 아닌 나의 아집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나의 몸을 갈아서라도 최대한 완성도 있는 책을 여러분에게 선보이겠다. 오늘 내가 작가를 꿈꾸는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자신의 책에 책임 있는 우리가 되자. 누군가에게 떳떳하게 선보일 수 있는 우리만의 책을 만들자는 이야기다. 이 부분은 출판사나 작가인 우리에게나 모두 통용되는 말 아닐 텐가. 좋은 책을 만들고, 위대한 성과를 만든다. 얼마나 이상적인가.
아마 4~5회 정도의 원고 수정을 거치게 될 듯하다. 보다 멋진 문장력으로 그리고 완성도 있는 책으로 여러분에게 보답하도록 하겠다. 나와 출판사 그리고 예비 독자인 여러분을 위해.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키케로는 이런 말을 남겼다. "책은 청년에게는 음식이 되고, 노인에게는 오락이 된다. 부자일 때는 지식이 되고, 고통스러울 때면 위안이 된다."라고 말이다. 책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여러분이 앞으로 낼 책 한 권은 누군가에겐 음식, 오락, 지식, 그리고 위안마저 될 수 있다. 이런 책을 한 번 써보고 싶지 않은가?
우리 인간의 최종 목표인 자아실현의 욕구가 가장 부합하는 최종 산물 아닐 텐가. 빠르게 책을 내는 일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게 여러분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책 한 권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두 번째 책은 나 또한 그리 해보겠다. 여러분의 출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