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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남이 Oct 25. 2024

드디어, 출판사 한 곳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20여 곳의 출판사에 출판기획서와 원고를 투고한 이후 추가로 4~5곳의 출판사에 추가로 원고 투고를 했다. 그러던 와중 한 두 곳의 출판사로부터 회신이 오긴 왔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또는 '저희 출판사와는 맞지 않음을...' 이런 식의 답장을 하나 둘 받다 보니 큰 기대감 없이 시작하긴 했음에도 막상 이런 결과물에 조금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내 경우 관심 있는 도서는 직접 구매해서 소장하는 편이었데, 저자의 글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저런 표현을 할 수 있지?'라며 감탄하곤 했었다. 그런 저자들의 책에 비해 다시 살펴본 내 원고 아니 글쓰기는 상대적으로 비루해 보이기도 했다. 놀라운 표현력은 고사하고 다시 살펴보니 문맥도 맞지 않는 그저 그런 일기장과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선택받지 못한 것 아닐까?라는 푸념에 빠졌다.



그래도 인생에 크나큰 도전을 했다는 자기위안하며  하루이틀 시간이 흘렀다. 복직 이후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갔기 때문에 일하랴 육아하랴 바쁘게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8월 말의 어느 날, 드디어 출판사 한 곳으로부터 내 원고에 대한 긍정적인 회신이 왔다. 내용은 이와 같았다. '육아휴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부모에게 용기와 위로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원고입니다.' 느낌이 와닿았다. '됐다.'



그간 회신을 보내온 어간의 다른 출판사의 회신과는 다르게 정교하고 세밀한 피드백이 이어졌다. 원고에 대한 검토 의견은 물론이거니와 출간을 위한 몇 가지 안 추가로 마케팅 전략까지 제시하며 신인 작가들에게는 정말 과하다 싶을 정도의 넘치는 내용이 한 통의 메일 안에 담겨있었다. 마치 내가 진짜 작가가 된 듯한 느낌이었달까? 너무 신기해서 출력해서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읽어 내려갔다.



바로 당장에라도 계약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혹시나 다른 출판사로부터 제안이 올 수도 있었으니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몇 군데의 출판사로부터 제의가 들어와 내가 출판사를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결국 나에게 손을 내민 한 곳의 출판사와 계약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정말 다이내믹한 스토리 하나가 있었다.



육아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출판사를 내 딴에서는 찾기 쉽지 않아 이메일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도서관을 뒤지며 추가로 확보한 마지막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오고 계약까지 맺게 됐다는 사실이었다. 이래서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만약 내가 1차 원고 투고를 마치고 추가로 출판사 이메일 확보해 2차 투고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결과물은 없지만 인생에 좋은 경험이었다. 정도로 치부되지 않았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도전 속에서 성공과 실패를 맛보게 된다. 두 가지 모두 인생에 밑거름이 될 자양분이지만 사실 후자보다는 전자의 기록이 마음에 들 수밖에 없다. 사람이란 원래 인정의 욕구가 있는 동물이니 말이다. 공무원에 입사하기 전 3년의 공시생활이 떠오른다. 언제 합격할지 모르지만 합격할 것이라는 믿음하에 지독하고 꾸준히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과 3번째 도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얻을 수 없었을 합격이라는 감격의 순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출간에 대한 부푼 꿈을 품고 끊임없이 두드렸고 결국 나는 문을 열었다. 요즘 책 읽는 사람이 어딨겠냐는 둥 누가 돈 주고 책을 사겠냐는 둥의 말이 나올 수 있겠지. 뭐 그리 대수롭겠냐마는 분명 나는 내 인생 안에서 목표했던 또 하나의 뚜렷한 성과를 이루어냈다. 먼 훗날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조금이라도 덜 후회할 인생 숙제 하나쯤은 마친 셈이다.



미국의 저명한 작가 마크 트웨인이 남긴 명언 하나가 있다. "20년 후에는 당신이 하지 못한 일 때문에 더 많은 후회를 하게 된다. 당장 밧줄을 던져라. 안전한 항구에서 멀리 벗어나라. 항해하라. 탐험해라. 꿈꾸라. 그리고 발견하라!" 여러분의 심장을 가슴 뛰게 해 줄 무언가 하나쯤은 반드시 나타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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