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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남이 Dec 02. 2024

7급 공무원이 스터디카페에 자주 가는 이유

  출간 준비한답시고 난생처음 '스터디카페'라는 곳을 등록한 지도 9월의 어느 날을 기해 어느덧 3달째에 접어들었다. 처음 스카(스터디카페의 줄임말)를 등록할 때만 해도 출간만 마치면 이곳에 다시 오리란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출간을 마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조용한 스카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인지 뭔지 아내에게 양해를 구해 매주 2회 이상은 이곳에 들르고 있다.



 맨 처음에는 집에서는 도저히 집중이 안 돼서 그리고 카페는 영업시간이 22시까지로 제한이있던 탓에 스카에 등록을 하게 됐지만, 이제는 목적 자체가 공부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그들의 치열한 열정과 노력의 기운을 받고자 방문하게 되는 스카에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듯하다.



  왜 굳이 돈을 내고 이곳을 찾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말해두고 싶은 것은 나는 현재 이직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자격증 준비를 위해 스카에 들르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미리 고지한다. '그럼 대체 왜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길 법도 하겠다. 이유는 아주 단순한다. 바로 '자기 계발' 때문에.

(참고로 비용은 50시간 기준으로 7만 원이다. 시간당 1,400원 꼴이라고 보면 되겠다.)



 지난 두 달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조금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스케줄을 잡아 스터디카페에서 출간 준비를 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밥 먹고 아이를 씻기고 다시 스카에 출근해 원고 수정을 이어갔던 빡빡한 일정. 아내는 그렇게까지 무리하게 진행할 필요 있냐는 말을 내게 몇 차례 했었는데, 정말 하고 싶은 건 결국에 해봐야 하는 은근한 승부욕 덕분에 결국 나는 2024년 11월의 8일, 인생 첫 책을 출간하게 된다.



  매일 24시~ 새벽 1시까지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보겠다면서 아등바등 살아왔던 시간 속에서 나는 내 안에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열정이 조금이 피어오름을 느꼈다. 더럽게 재미없고 어려워만 보이는 회사 업무 대신, 내가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면 조금씩 빌드업이 되며 완성되어 가는 책이라는 결과물을 보며 느낀 자만추(자기만족추구)와 같은 성취감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 어쩌면 자기 계발의 중요성이 이런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 안에는 타인이 흉내 낼 수 없는 개인 고유의 달란트가 있음을 나는 절대적으로 믿는다. 나의 경우, 말 주변이 없는 탓에 화자보다는 청자의 입장에 많이 서는 편이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말로 뱉어내는 것에 어려움이 많았던 내게 글을 훌륭한 도구가 되어주었다. 말보다는 글로 풀어내는 걸 선호하는 성격인 탓에 글을 많이 기록했고, 기록한 글을 투고해 운이 좋게 기회가 닿아 책까지 내게 됐으니 이는 내가 가진 달란트 중 하나임은 분명해보인다.



 본인이 가진 능력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나 또한 십여 년 전, 3여 년 간의 공무원 수험 생활을 이어오면서 '도대체 내 인생에 답이 있긴 한 걸까?'라는 생각을 수천번은 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합격을 맞이했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현재는 귀여운 딸아이와 십 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각자의 인생은 180도 변화 가능하다. 이래서 인생은 희노애락이라 하는 거 아닐까?



 이러한 ‘보통의 진화’는 누구나 이루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다만, 변화를 위해서는 전제조건 하나가 붙는다. '목표를 위해 달리는 시간'. 나에게 일어난 변화는 수험 공부가 됐던 글쓰기가 됐던 자기 계발에 투입된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인생의 격언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회사만 다니면, 당신이 꿈꾸는 경제적 자유는 허상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작은 부자를 희망하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이 말에 격공 한다.)



 그래서 너는 대체 뭘 하고 있냐고? 글쎄, 사부작사부작 뭔가를 진행하고 있긴 한데 막상 글로 풀어내려니 어렵긴 하다. 내 첫 브런치북 「공무원도 부자 되는 게 꿈이다」그리고 브런치 매거진「공무원 아빠의 도서 출판 도전기」 정도를 대략 훑어보면 어느 정도 방증이 되진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읽고 말고의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고.)



  매주 몇 차례 스카에 방문하는 일이 수험 생활 때와 같이 부담되지 않는다. 출간 이후에는 오히려 편안하다고나 해야 할까?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쓸 수 있고, 읽은 싶은 책을 이곳에서 마음껏 읽으며 열정과 성취감을 채워간다. 나 또한 술을 좋아하는 한 사람이나, 술이 주는 행복감 그리고 자기 계발로 인해 얻는 만족감을 비교해 본다고 한다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후자가 단연코 앞서게 된다. (요즘은 술값도 비싸다.)



  반복되는 회사 출근과 갈수록 난도가 높아지는 업무의 중압감 속에 어쩌면 자기 계발은 인생의 오아시스를 만나는 것과 같다. 운동이 됐던, 공부가 됐던 자신 만의 탈출구를 하나쯤은 마련해 두며 꾸준하게 해내보는 일은 인생을 조금 더 유하고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혹시 여러분이 관심 있고 진득하니 해온 일들 중 하나에 천운이 닿아 또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나 또한 그러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저 사람은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기 전에 '저 사람은 어떤 노력이 있었기에 저런 운을 만나게 된 것일까?'라고 질문해 보자. 그리고 우리 또한 그러한 삶을 위해 자기 계발에 힘써보자. 부담 없이 한 걸음씩 전진해 보자는 말이다. 십 년 뒤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해진다. 그렇게 나는 내가 가진 또 다른 달란트를 찾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무기를 추가로 장착하기 위해 그렇게 스터디카페를 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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