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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miltonian Feb 22. 2023

논문이 안 읽힐 때

대학원 생활

며칠 전, 회사에서 일하다가 갓 석사를 시작한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힘들다던 친구의 말이 으레 대학원생들끼리 하는 엄살 반 진담 반 투정인 줄 알았는데 만나서 얘기해 보니 친구는 심각하게 헤매고 있었다. 그중 한 가지 고민이 논문을 대학원에 와서 처음 읽게 되었는데 도무지 읽히지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매주 적어도 5개의 논문은 읽고 리포트를 쓰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겠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나도 처음 연구 참여를 시작할 때 논문 하나를 읽는데도 하루종일이 걸렸다. 과거의 나나 지금의 친구와 같이 논문의 바다에서 헤매고 있을 연구 초년차를 위해 논문을 읽는 몇 가지 팁을 나누고자 한다.


1. 손으로 쓰면서 읽기

이 방법은 다소 무식한 방법이나 효과가 있다. 예쁘게 노트 정리한다는 느낌보다는, 논문에 빠져들기 위해 손이 거든다는 생각으로 제목, 초록, 그리고 필요하다면 본문 부분도 한 문장씩 쓰면서 읽는다. 눈으로 읽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만, 막상 집중을 못 해서 눈으로 같은 곳만 계속 읽는 것보다는 빠르다. 중요한 점은 절대 노트정리를 목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집중이 잘 된다면 쓰지 말고 그냥 읽자. 이 방법은 초년차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가장 애용하는 방법이다.


2. 제목 - 초록 - 그림 - 결론 순으로 읽기

널리 알려진 팁인데 배경 지식이 많이 쌓이지 않으면 적용하기 어려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초년차 때 이런 방식으로 읽어보려고 했는데 아는 게 없으니 정독하지 않으면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3년 차 즈음부터 쏟아지는 최신 논문을 커버하고자 이런 방식으로 읽고 있고, 심지어 대부분은 제목과 초록만 읽고 분류해서 저장해 놓는다.


친구가 특히 1번 방법을 매우 실용적이라며 마음에 들어 하길래, 생각해 보니 흔히 보지 못한 팁인 것 같아 급하게 글을 썼다. 모쪼록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조금이나마 논문과 친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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