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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로시 Nov 18. 2021

여자를 위한 마음 처방전

착한 여자가 더 상처 받는다

나의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을 했다. 친구들의 시댁은 대부분 제사나 차례를 지내지 않거나 큰집이 아니라는 이유로 음식을 하러 시댁에 가지 않는다. 명절에만 잠깐 인사를 드리고 가까운 근교로 여행을 떠나고는 했다. 하지만 나는 제사와 차례를 도맡아 해야 하는 큰집의 며느리로 새벽부터 일어나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 해야 한다. 친구들의 일상과 비교되는 현실에 명절이 다가오는 그 달에는 이유 없는 두통과 무기력함에 시달려야 했다. 눈치껏 적당히 하는 성격이 되지 못하는 나는 모든 일에 관여해야 했고 명절이 끝나버리면 나에게 남는 것은 근육통을 달래기 위한 파스 냄새뿐이다. 착한 며느리로 살기 위해 쏟아져 나오는 감정들을 꾹꾹 눌려 담아야 했다.


#라이이지 정신의학박사의 #착한 여자가 더 상처 받는다 책은 나처럼 상처 받는 여자들을 위한 책이다. 한 번도 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냥 조금 더 손해 보더라도. 조금 더 불편하더라도. 그렇게 살면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말 한마디가 어쩌면 그 사람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웬만하면 말을 하지 않았다. 마음의 소리는 부정일지라도 미소는 긍정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자는 이런 나에게 그렇게 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착한 딸, 착한 아내, 착한 며느리라고 해서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이 우선이다. 착하게 사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이라면 그렇게 살아가도 된다. 하지만 착하게 살아가는 것이 나를 힘들게 하고 상처 주고 있다면 과감히 착한 이라는 수식어를 던져 버려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착한 여자'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자기 삶에 책임을 질 줄 알면 그걸로 됐다.


사람이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고 진정으로 원하는 행동을 하며 살아야 늙어서 지난날을 후회하지 않는다.


못된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들어 보아야 한다. 나는 당장 죽을 것 같이 힘든데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리를 해서 상대방을 위해 희생한다고 모두가 좋은 결말을 누리지 않는다. 책 속의 사례들을 보면 모두가 착한 여자들을 이용하거나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용당한 여자들은 결국 깊은 상처를 안고 저자의 병원을 찾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자신의 지난날들을 후회하고 있었다.


이런 말들은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처럼 무게도 책임도 없는 쓸데없는 소리다.


사람들의 말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들이 하는 비난의 말들은 그들의 것이지 나의 것이 아니다. 그들 입에서 나온 쓸 때 없는 말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나의 마음이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자. 그것 만이 나의 것이다. 다른 곳에서 들리는 쓸데없는 소리는 소음에 불과하다.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은 반드시 그만한 가치가 있다.


집에서 살림만 한다고 무시당하는 여자들이 많다.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고 많은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남자들은 알지 못한다. 재테크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일은 나를 위해서도. 가족들을 위해서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하루에 한 시간은 무조건 쓰도록 해보자.


누군가가 자꾸만 당신 인생에 간여하며 자기 말대로 하라고 부추겨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럴 가치도 없다. 그냥 스쳐가는 바람 정도로 여기면 된다. 


아이들 양육문제로 많은 간섭을 받아 왔다. 어른들의 오래전 양육방식을 고집하며 간여를 하는 모습에 많이 힘들었었다. 내 아이의 교육문제나 양육방식에 전적으로 간여를 하신다면 끝까지 책임을 지셔야 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방식들에 아이가 열이 나거나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게 되면 뒤로 한걸음 물러나 모든 책임을 나에게 전가시킨다. 그때부터 나는 아이들 양육문제만큼은 나의 생각대로. 다른 사람들의 말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기 했다.


그건 다른 사람의 평가이지 그녀 스스로 느끼는 본질적인 기쁨이 아니다. 이런 것이 바로 의미 없는 에너지 낭비이다.

자기 스스로 느끼는 감정이 중요할까, 아니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이미지가 중요할까? 인생은 짧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너무 신경 쓰지 말자. 의미 없는 에너지 낭비다. 나의 인생을 타인이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나는 나대로 나답게 살아가면 된다. 내 마음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


착한 딸, 착한 친구, 착한 아들, 착한 며느리, 착한 직원... 착하다는 수식어가 타인이 기준이 아닌 나 자신에게 맞추어야 한다. 그동안 나 자신을 무시하고 방치했더라면 이제는 나 자신에게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족의 일이라면 늘 거절하지 못하는 그녀, 이번에도 참고 희생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린 지금, 이런 게 정말 사랑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착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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