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를 즐기는 팁
군대생활을 강원도에서 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20년전 강원도 군인들은 '강원도는 저주 받은 땅', '제대하면 절대 오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고달픈 군생활의 고통을 괜히 지역탓으로 돌리곤 했다. 나 역시 그랬던거 같다.
제대한지 20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악담과는 달리 나에게 강원도는 1년에 한번 이상은 찾게되는 곳이 되었다. 사람들이 강원도를 찾는 이유는 각기 다르겠지만 나는 큰 산과 큰 바다를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원도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강원도의 모든 곳을 가본 것은 아니지만 10년 정도 다니다보니 강원도를 즐기는 나름의 방법도 생기게 되었다.
먼저 강원도까지의 운전이 지루하지 않다. 서울에서 출발해서 가는 경우 교통이 매우 수월해졌다. 고속도로나 터널이 많이 생겨서 운전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국도 운전을 좀 더 선호한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경우 양평, 홍천, 인제 등을 거치는데 각 지역의 명소나 맛집을 여정에 넣어서 가는 것도 좋다.
특히 최근에는 미시령길이나 진부령길은 거의 이용하는 차량이 없다보니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설악의 풍경을 즐기면 옛 고개길로 슬슬 운전하는 것도 또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강원도를 찾는 사람들을 보면 속초 위로는 잘 올라가지 않는다. 그래서 속초를 살짝 벗어난 고성만 하더라도 숙박시설 이용료가 저럼한 편이다. 관광지로서의 속초의 편의성을 누리면서도 사람들의 북적거림을 피하고 싶다면 속초에서 조금만 더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원도에는 유명한 산들이 많아서 등산객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그러나 등산은 부담스러운데 숲을 느끼고 싶은 상황이라면 곳곳에 있는 휴양림을 이용하면 된다. 청태산 휴양림, 용대산 휴양림 등의 국립휴양림들 모두 하루나 반나절 정도 방문해서 부담없이 숲의 기운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곳이다.
강원도에는 지역마다 크고 작은 5일장들이 아직 많이 있고 날짜가 맞으면 5일장 방문도 여행의 좋은 아이템이다. 대형마트에 익숙해져서 막상 가보면 시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지역의 특산물도 보고 인심 좋고 맛있는 먹거리나 간식을 발견할 수 있다. 떡꼬치 가격이 서울과 같은 1천원이어도 떡꼬치 크기는 2배 이상이기도 했고, 밀가루를 전혀 섞지 않은 커다란 감자전을 단돈 5천원에 먹기도 했었다.
몇 가지 팁을 적어봤다. 위에서 다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바다도 먹거리도 모든게 풍성하고 매력적인 곳이 강원도다.
강원도는 분명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힘'이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