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빛나게 하는 참모
조직 혹은 무리집단에는 공식적이던 암묵적이던 리더가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리더와 더불어 리더 곁에는 그들을 보좌하는 소위 '참모'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리더의 역량 못지 않게 얼마나 좋은 참모들을 두었느냐는 그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이미 많은 경험과 사례를 통해 알고 있다.
비선실세와 결탁한 청와대 참모들의 비리로 나라가 시끄럽다. 그리고 내 주변에서도 참모의 문제 혹은 리더의 잘못된 참모진 운영방식으로 이런저런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 모습들을 심심치 않게 보고 있다. 본의 아니게 비교적 젊은 나이부터 조직 내 참모진의 역할을 맡았고, 아직도 이슈조직(문제조직, 신생조직)이 발생했을 때 참모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참모가 갖추어야 할 자세와 리더와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참모는 리더보다 돋보이면 안된다.
조직을 살펴보면 리더보다 더 훌륭한 참모들을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사실 그런 참모들은 잠재적인 리더 후보군이다. 그러나 참모는 자신의 역량을 바탕으로 리더를 돋보이게 해야한다. 처음에는 아니었지만 참모의 역할을 하다보면 리더를 통하지 않고 어느새 참모가 조직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경우 리더의 존재는 허수아비차럼 되어 버리고 모든 의사소통과 의사결정이 참모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리더의 존재감을 없애는 일로 조직을 불안정하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참모는 리더의 뒤에 서서 리더를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참모는 다수의 혹은 다양한 의견을 대변해야 한다. 리더는 의사결정을 위해 참모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대비해 참모는 조직원들의 의견을 미리 듣고 그들의 생각을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소수의 특수한 의견이라도 그것이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역시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참모는 리더와 조직원 사이의 메신저 혹은 인터프리터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참모들이 실수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참모가 조직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참모 자신의 생각을 조직원들의 생각인양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참모 자신 혹은 참모 자신과 연관된 무리들의 이익과 입장을 대변하여 리더의 그릇된 의사걸정을 유도하고 조직을 편향되게 만들게 된다. 참모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참모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리더는 모든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참모를 찾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참모에게 충성을 강요하거나 은근히 바랄 수도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을거 같다. 분명 특정 리더에 충성할 수도 있다. 그런게 그런 경우에는 라인이라는 표현이 좀 더 어울릴 것 같다. 리더가 바뀌면 그 밑에 줄줄이 딸린 라인들이 모두 물갈이 되는 모습인 것이다. 리더가 자기와 잘 맞는 사람과 일을 하기 위해 충성심이 강한 라인을 둘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조직은 부정과 불공정성으로 얼룩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수시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아닌 각각의 영역에서 전문적인 참모의 역할과 업무가 존중되는 조직과 시스템을 가진 집단이 안정적이고 보다 공정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이 있다.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겠지만 참모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참모는 본인의 위치에 맞는 품격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