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훗날의 일처럼 느껴졌던 그 시간이, 금세 눈앞까지 다가왔다.
이 사무실에서 일한 지 벌써 4년.
길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이제 두 달 남짓 남았다.
남은 두 달도 똑같이 흘러갈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나는 이곳을 떠난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정확히 흐른다.
나는 스스로 걸어가는 걸까, 아니면 그냥 흘러가는 걸까.
무언가에 저항할 때, 무언가를 바꾸려 애쓸 때, 나는 금세 지치고 피로해진다.
나는 '유영(游泳)'하듯 살기로 했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대신, 흐름에 몸을 맡기는 삶을 살기로.
물살을 거스르지 않는다고 해서 목적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는 길에 부딪히는 돌부리나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크게 흔들리지 않으려 한다.
그저 내가 바라보는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래서 '유영'은 방향을 잃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힘을 빼고 더 오래 나아가기 위한 선택이다.
나는 여전히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
하루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지만,
출퇴근길이나 늦은 밤에 짬을 내어 나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모든 걸 내려놓고 꿈만을 좇을 수는 없다. 나에게는 지켜야 할 현실이 있고, 책임이 있기에.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해낼 뿐이다.
늘 그렇듯, 시간은 결국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나를 데려다 놓을 것이다.
그곳은 예정된 운명이면서, 내가 끊임없이 선택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때로는 막막하고 두렵고 암담하지만, 나는 믿는다.
한 발 한 발,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우리는 다들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흘러간다.
누군가는 저항하며, 누군가는 유영하며.
어떤 삶이 더 옳은지는 모르지만, 각자의 시간 속에서 답을 찾아가겠지.
후천적으로 학습된 고정관념은 끊임없이 나의 태도를 비난하고, 스스로에게 회의를 품게 한다.
"열정적으로, 성실히 살아야만 성공할 수 있어. 유영? 대충 편하게 살겠다는 소리지, 그게 되겠어?"
고정관념일지 진리일지, 조금만 더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