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심(Sympathy)

by 함물AVI

요즘 마음이 너무 힘들다.

무슨 특별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미세하게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불편한 기류가 흐른다. 그 불편함의 원인을 스스로 정확히 알아내지 못해서일 것이다.

삶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일 수도 있고, 마음먹은 일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좌절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일상 곳곳의 감정 찌꺼기들이 제거되지 못한 채 머릿속을 소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벗어나기 어려운 깊은 우울감에 다시 빠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이고 위로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써보지만, 좀처럼 활기를 찾기가 어렵다.

오늘 내 마음은 이렇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상태로 살아가고 있을까?

누군가는 간절히 바라던 일을 이루고 기쁨 속에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소중한 이를 잃고 슬픔에 잠겨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병상에서 하루를 버티고, 또 누군가는 갑작스러운 불운 앞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삶은 그렇게 희로애락과 생로병사의 파도 속에서 흘러간다.

오늘의 나처럼 답답함에 갇혀 있는 누군가가 내일은 웃을 수도 있고, 오늘 웃던 누군가는 내일 시련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 불확실함 속에서 우리는 모두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느끼며 산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는 인간들에게 '동정심(同情心)'을 느낀다.


이 감정은 흔히 '불쌍함'으로 오해되지만, 동정심은 결코 우월한 마음이 아니다.

말 그대로, 같은 감정을 나누는 일이다. 인간이 인간을 동등한 존재로 바라볼 때 비로소 생겨나는 감정이다.


나만 아픈 게 아니구나.
나만 흔들리는 게 아니구나.

그 단순한 인식에서 동정심은 시작된다.

부와 지위, 건강과 미모, 모든 게 완벽해서 남부러울 게 없어 보여도 누구나 자기만의 결핍과 불안을 품고 산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을 볼 때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나 역시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동정심은 매우 인간적이고, 동시에 따뜻한 감정이다. 그것은 외로움을 가라앉히고, "너만 그런 게 아니야"라고 다정히 말해주는 마음이다.

세상 누구도 이 감정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 살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버틸 수는 있다.




오늘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나를 다독이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이렇게 말해본다.

"나만 힘든 게 아니야."

사람이라면 누구나 결핍이 있고, 불안이 있고, 흔들림이 있다.
누구나 실패하고, 고통스러운 날들을 견디며 산다.

우리는 모두 고단한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동지들'이다.


나도,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무게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흔들려도,
오늘을 견디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다.


오늘이 버거운 당신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조용히 이 말을 건네며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우리 모두, 참 고단하게도 잘 살아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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