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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Jan 19. 2019

염원念願

한없이 맑고 투명하기를 바라는 것은 호사다

진창에 들앉아 뒤뚱거리는 몸짓으로 허우적거리며

높고 푸르른 하늘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온갖 추한 몰골을 하고 볼썽사납게 일삼는 삿대질

그게 제 꼬라지 모르는 과분임을 왜 모르는가!

높이 높이를 뇌이던 그 철딱서니 없던 세월 뒤로하고

깊이깊이 침잠한 속살 들여다보며 제 분수를 살핀다.

여전히 맑고 투명한 것을 바라는 것은 호사인 것이다.

언감생심 제 손으로 할 수 없는 것을 바라는 까닭에.  

  

외줄타기 아찔한 몸짓으로 

위태하게 대롱대롱 버티며 

신(神)과의 줄다리기 

그 끝없는 내리막길 줄달음질 치며 

거꾸러지고 엎어져 나뒹굴기를 반복하며 

만신창이 된 몸 가누지도 못하고 

찢긴 상흔 보듬어 안아주길 바라는 눈빛이 애처롭다.   

  

자유롭다 하여 떠나온 영혼은 자유롭지 못하고 

온갖 굴레에 숨이 막혀 헉헉거리면서도 

앞뒤 분간을 못하고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며 생채기를 내기 바쁘다. 

오매불망 평안을 기리지만 

걸음마다 찢기고 상하여 아픔만 늘어난다. 

흔들거리는 몸짓이 처연하다.

그 까닭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물으며 끝 간데없이 헤매고 있다.   

  

외줄타기 아찔한 몸짓으로 

여전한 신(神)과의 줄다리기 

이젠 쉬고 싶다. 

흔들거리는 외줄 위에서 내려가고 싶다. 

아직도 대롱거리는 몸짓으로 외줄 위에서 흔들거리며 하늘을 본다.

..............................................

가시채를 뒷발질하기가 네게 고생이니라(사도행전 26:14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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