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인 것을

홀로이기에 늘 함께 하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결국엔 홀로 선다.

by 주용현

언제나 홀로였다.

홀로이지 않은 것처럼

주변에 누군가 늘 있었던 것으로

외롭지 않다고 자위하곤 했지만

언제나 홀로였을 뿐이다.


나고 자라며 살아가고 돌아가는

그 모든 삶의 자취들 속에

숱한 고뇌의 흔적과 상흔들이 켜켜이 쌓였다가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바람에 스러져간다.


결국은 지존하신 그분 앞에

홀로 서는 것임을

냉엄한 현실은 한 치 오차도 없이

홀로임을 인식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홀로 선 적막감을 잊은 듯

군중 속에 묻혀 허우적거리는

그 꼬락서니가 얼마나 슬픈 짐승인가!


홀로임을 자각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홀로 섬을 털어내고

더불어 살기 위해 손 내밀 수 있음을

홀로 서서야 배운다.


합일의 길은 그렇게 멀고도 멀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다다른 피안의 항구

이제 비로소 홀로 됨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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