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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Aug 15. 2021

사기꾼

내 안의 또 다른 나


난 너무나 자주 속으며 삽니다.

난 속지 않으려 발버둥 칩니다.

난 속는 자체도 모르며 삽니다.


늘 사기꾼에게 속으며 삽니다.

늘 사기꾼은 주변을 맴돕니다.

그 사기꾼은 보이지 않습니다.


떼어내 보려고 애써도 봅니다.

동댕이 쳐봐도 쉽지 않습니다.

어느새 주변에 다가오니까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성이며

언제든지 내 주변을 맴돕니다.

나는 내 안에 또 내가 있습니다.


속는 자와 언제나 함께입니다.

속이는 나는 과연 누구일까요.

이젠 작별을 고하고 싶습니다.


해거름 길게 늘어진 내 그림자

고개 수그린 채 턱 괴고 앉았는

나를 바라보고 웃고 있습니다.


그림자 없이 살 수는 없습니다.

그늘만 찾아다니진 못하니까

햇볕에 앉아 대화를 나눕니다.


속이는 그림자 붙들고 앉아서

지칠 줄 모르고 곁에만 있냐고

속없이 푸념을 늘어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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