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머물러 있는 자리
내가 서있는 자리는 어디인가?
있어야 할 마땅한 자리인가?
내가 있어서는 안 될 자리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동구 밖 오도카니 서 있는 장승
제 자리인 줄 알아 버티고 서 있다.
오만가지 풍상에 싫은 내색 없이
항상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
꼿꼿하게 제 모양 그대로 서 있다.
자연은 모다 제자리를 지킬 줄 안다.
사람은 제 자리를 알지 못하고
오르지 못할 자리를 탐내며
날마다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렇게 오른 자리
가만히 건들기만 해도
흔들려 떨어질 텐데
곤두박질치며 떨어져
온몸이 만신창이 될 텐데
그리 허망한 꼴이 될 것인데
날마다 죽자 사자 덤비며 용을 쓴다.
제 자리 찾아 올곧이 섬이
사는 길이고 행복일 텐데
가만히 고개 숙이고 엎드려
자신을 살핀다.
내가 선 자리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