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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Feb 26. 2023

하나님의 구속경륜-요셉

창세기 36-37장

창세기 36장은 에서의 후손들에 대한 기록이다. 왜 이곳에 에서의 후손에 대한 기록을 남겼을까? 에서는 조상들에게 전해져오는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믿음이 없는 자였다. 하나님의 구속경륜에서 에서는 선택된 자가 아니다. 어머니 리브가의 태중에 있을 때부터 에서는 선택에서 제외되었고 야곱이 선택되었다. 하나님의 구속경륜에서 언약을 이어갈 자로 선택받지 못했지만, 에서 역시 하나님의 간섭 아래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삭의 아내 리브가가 잉태하였다. 쌍둥이를 잉태하였는데 그 시작부터 의미심장하다. 태중에서부터 둘은 싸우고 있다. 리브가는 이 일에 대하여 여호와께 물었다. 하나님께서 이들을 통하여 어떻게 일을 진행하실 것인지를 엿볼 수 있는 짤막한 답변이 주어진다. 두 국민이 태중에 있으며 두 민족이 복중에서부터 나뉠 것이며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고 하신다. 이것은 뒤에 이어지는 야곱과 에서 사건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운명이라는 말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작정과 경륜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로마서 9장 10-13절 그뿐 아니라 또한 리브가가 우리 조상 이삭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임신하였는데 그 자식들이 아직 나지도 아니하고 무슨 선이나 악을 행하지 아니한 때에 택하심을 따라 되는 하나님의 뜻이 행위로 말미암지 않고 오직 부르시는 이로 말미암아 서게 하려 하사 리브가에게 이르시되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하셨나니 기록된바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였다 하심과 같으니라     


야곱과 에서는 이렇게 극적인 장면을 지니고 태어났다. 그 극적인 장면의 핵심이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긴 것과 야곱은 기를 쓰고 장자의 명분을 쟁취해내려는 극단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사냥꾼인 에서는 남자다운 기상과 힘찬 모습인 반면 야곱은 어머니 치마폭에 쌓여 목축을 하며 집안에만 처박혀 사는 유약한 모습으로 보인다.      


그런데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했다고 기록한다. 왜 이렇게 기록했을까? 쌍둥이 아들가운데 차남인 야곱을 사랑했다. 리브가가 편애를 한 것인가? 그것보다는 아마도 리브가는 그들을 잉태했을 때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답변을 기억했을 것이다. 야곱을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구속사에 대한 기대감이 컸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하지 않았겠는가!     


야곱은 팥죽 한 그릇으로 에서에게서 장자의 명분을 샀다. 이 일에 대하여 성경은 분명하게 설명한다. 

히브리서 12:16 음행하는 자와 혹 한 그릇 식물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이 망령된 자가 있을까 두려워하라. 

한 그릇 식물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팔아버린 에서를 가리켜 망령된 자라고 하였다.      


하나님의 예정과 작정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의 운명론으로 이 사건을 해석하게 되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하나님께서 다 정하신대로 에서가 행한 것인데 그게 무슨 잘못이냐고 항변할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과 결정은 에서 자신의 인격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책임 또한 에서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자신의 결정대로 행한 것에 따른 정당한 보응인 것이다.     


세상 모든 나라와 족속들이 다 구원받는 것은 아니다. 그럴지라도 하나님은 그 모든 나라와 민족들을 다스리시고 돌보신다. 하나님의 경륜에 따른 역사의 전개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상에 악이 횡행하고 있어도 즉각적인 심판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행악이 극에 달하면 하나님께서 심판을 진행하시기도 하지만 그러나 최종 심판의 날까지 유보하신다. 그러므로 세상에서는 악인들도 번성하고, 악한 행사를 도모하여 악의 문화도 꽃을 피우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나님의 구속경륜에서 선택받지 못한 자들일지라도, 그들 또한 맡은 역할이 있다. 언약의 수종자들은 그들 악인들과 부대끼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려 할 때 많은 훼방을 만나기도 하고 고난을 받기도 한다. 에서의 후손들도 땅에서 번성하고 큰 족속을 이루며 각 지역을 따라 도성을 이루고 왕들의 통치를 따라 살아간다.      


야곱이 가나안에 돌아오는 사건과 야곱의 아들 요셉이 애굽에 들어가므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성장해 가는 하나님의 구속사의 큰 그림이 그려진다. 그 중간에 에서의 후손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 하나를 추가하므로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다스리고 계심을 보여준다.      


창세기 37장부터 야곱의 아들 요셉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다의 모래와 같이 중다하게 번성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언약이 전개되는데, 그 시발점은 요셉이 애굽에 팔려가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요셉을 편애하는 야곱에게 분개한 열 명의 아들들의 반항이다.      


야곱은 사랑하는 아내 라헬의 소생인 요셉을 그 손위의 다른 아들들보다 더 특별히 사랑했다. 한 인간으로서 바라볼 때 야곱의 그런 편애가 이상하게 보이진 않는다. 그런데 야곱의 아들들은 그런 아버지의 편애가 무척이나 못마땅했던 것이다.      


요셉은 꿈꾸는 자이다. 하나님께서 장차 될 일들을 요셉에게 꿈으로 보여주신 것이다. 처음 꿈을 꾸었을 당시에는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를 알지 못했으나 후일에 진행된 이후에 보면 그것은 하나님의 계시였다. 그런 꿈의 내용을 통해서도 요셉은 형들의 미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꿈의 내용에서 요셉의 곡식 단에 형들의 곡식 단이 절을 하고, 이어서 열한 별이 요셉에게 절을 할 뿐만 아니라 해와 달도 절을 했다는 것이다. 형들은 이 내용을 들으며 화를 냈지만 야곱은 그것이 하나님에게서 온 것임을 직감하고 기억해 두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구속하시려는 경륜에 따라 한 사람 아브라함을 선택하시고 그에게 언약을 주셨다. 가나안을 지목하여 아브라함을 그곳에 부르시고 그 터전에 하나님의 백성을 이루시며, 그 후손을 번성케 하여 여인의 후손을 보내시고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뜻을 보이셨다. 그런데 아브라함 당시의 가나안은 한 민족으로 번성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크게 번성할 터전으로 애굽을 선택하시고 그곳에서 자기 백성의 기반을 구축하려고 하셨다. 애굽은 토양이 비옥하여 이스라엘이 민족으로 번성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하나님께서 이곳으로 자기 백성을 인도하시기 위하여 일을 진행하셨다.      


이러한 하나님의 구속경륜에 따라 요셉은 형들의 미움을 사고 애굽으로 팔려가게 된다. 인간사가 진행되는 과정이 우연처럼 보이지만 모든 일의 발생과 진행과정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하나님께서 간섭하시고 당신의 경륜을 따라 일이 진행되는 것이다.     


요셉이 팔려가는 과정에서 열 명의 형들이 작당을 하지만 모두가 한마음이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유다는 요셉을 죽이려는 형제들로부터 구원할 뜻을 보여 지나가는 상인들에게 팔도록 하였고 결국 요셉은 애굽으로 가는 미디안 상인들에게 팔렸다. 상인들은 요셉을 애굽의 친위장 보디발에게 팔았다. 이 모든 과정이 한편의 드라마이지만 모두가 하나님의 작정과 계획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험난한 상황을 겪는 요셉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몇 줄 짤막한 글귀로는 다 헤아리기 어려운 숱한 갈등과 괴로움이 있었을 것이다. 아버지 야곱의 집에서 애지중지 사랑만 받으며 살아온 요셉이 형들에게 죽임을 당할 뻔 했고, 한 순간에 종으로 팔려가게 되었다.      


오늘 우리의 삶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들은 우연히 발생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선하신 뜻 가운데 진행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 모든 과정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믿음의 순종을 바쳐드리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비록 고난이 있을지라도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대한 믿음을 고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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