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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Jan 06. 2018

연鳶

마노 瑪瑙 주용현

팽팽한 연줄 끝에 전해져 오는 연의 흔들림
그 떨림 속에 훨훨 날아오르며 
온몸은 건들면 툭 터져버릴 것만 같다.


아득히 멀어져 눈에 잘 보이지도 않지만
손끝에 전해져 오는 촉감만은 팽팽하다.
더 높이 더 멀리 하늘 저 끝을 향해 날아라.


파란 하늘 그 끝에 아득한 점이 되어 날아오른 연은
아침마다 키를 뒤집어쓰고 소금 벼락을 맞을 일도 없고
형이나 동생과 싸우다 야단맞을 일도 없다.


배가 고파 허기진 배도 잊었고
헐거운 옷자락으로 밀려드는 추위도 아랑곳없다.
그저 손끝에 전해져 오는 팽팽한 긴장만 있을 뿐이다.


물지게 끙끙거리며 짊어진 가냘픈 어깻죽지도 
코끝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도 연 자세 잡은 손을 멈추지 못한다.
하늘 쳐다보며 뜀박질하는 아이는 어느새 연과 하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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