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이란 것이 무엇인가? 남에게 드러내 보이기 싫은 것이다. 무엇인가 모자란 것이다. 숱한 결핍 가운데 사는 인생이다. 물질도 부족하고, 건강도 부족하다. 환경도 만족할 수 없도록 모든 것이 부족하다. 이렇게 모자라고 부족하고 불안한 모든 것이 다 악이다. 악은 죄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죄가 사람을 부끄럽게 만든다. 죄인으로서의 사람은 모든 것이 다 부끄럽다. 가장 큰 부끄러움은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것이다. 죄는 하나님을 반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이니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다. 죄는 오직 자신만을 내세우는 것이다. 자신 외에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도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부끄러움을 느낀다. 자신에 대해서도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은 불만족이다. 채워지지 못한 빈 공간이 있는 것이다. 부끄러움은 또한 허전함이다. 비어 있는 공간이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다. 죄 아래 사는 인간은 끝없는 허전함으로 갈망한다. 욕구불만은 죄 아래 사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부끄러움 아래 살며 상대의 부끄러움을 용납하지 못한다. 자신의 부끄러움도 내놓을 수 없고 상대의 부끄러움도 감당할 수 없다. 이렇게 무한대한 결핍과 고독과 불만족의 결과인 부끄러움은 땅의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벌린 아궁이처럼 아무리 많은 것으로 쏟아부어도 채워지지 않는다. 채웠다 싶으면 금세 새로운 공허로 인하여 목이 마르다. 샘물도 목이 마르다. 칼릴 지브란이 예언자에서 했던 말이다. 목마른 샘물 곁에서 사람도 목이 마르다. 사람은 이 부끄러운 자화상을 들여다보며 날마다 외롭다. 인간의 이러한 외로움, 허전함, 끝없는 결핍, 곤궁함, 부끄러움은 오직 하늘로부터 오는 영원한 생수를 받아먹어야 채워진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골 3:1-2)
부끄러움(염치)을 아는 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 것과 죄인으로서의 인간의 본상이 어떠함을 아는 것이다. 죄 아래 사는 사람의 수치는 하나님의 얼굴 앞에 설 수 있는 자격을 허락 받음(의)으로 해소된다. 하나님의 거룩한 보좌 앞에 나아감이 사람의 의이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허락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얼굴빛 가운데로 나아가는 영광을 받은 상속자에게 모든 수치를 벗겨주심이 하나님의 의이다. 의로우신 하나님 앞에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나아갈 수 있음이 은혜이다. 범죄한 사람은 부끄러워서 피하여 숨고 핑계하기 바쁘다. 그러나 결코 피할 수 없고 숨을 수 없으며 죄책을 면할 수 없다. 죗값을 치러야만 한다. 십자가는 우리의 죗값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신 치르신 은혜의 표식이다. 모든 부끄러움은 십자가 아래서 해소된다. 이것이 복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