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울 흐드러지는 봄날 한가운데로
우리는 세월을 거꾸로 한 채
하나씩 하나씩 되짚어 정리하듯이
켜켜이 엉겨 붙은 누더기들을 떼어내고 있다
누가 뭐라 말한 적도 없고
그렇다고 대놓고 업신여긴 적도 없건만
그리도 오래도록 짓눌러대던 꼬리표
이제 고만 떼어내자고 마중 나온 꽃에게
함박웃음 지으며 누가 더 예쁘냐고 묻는다
아따 갖다 댈 디다가 붙이제
고 험상시란 낯부닥을 어따가 대고 그란당가
그냥 암시랑 말고 속살 고운 꽃이나 찬찬히 보드라고
을매나 보기 좋은가 안 긍가
언제 내려가부렀는지 몰라도
가슴속에 천근만근 얽힌 것들이
명절 뒷날 설사 하대끼로 쫙 빠져나가
그냥 속이 다 션하다
그저 꽃맨키로 곱든 못혀도 우쨌거나
살믄서 맘은 곱게 씀서 살장께라
저리도 흐드러지게 핀 봄꽃 잠 보소
을매나 좋은지 그냥 디려다봐도 좋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