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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햄통 Feb 14. 2022

인터뷰 통역

2018년 5월에 통역했던 봉황TV(凤凰卫视) 풍운대화(风云对话) 프로그램 인터뷰 “解读《板门店宣言》— 专访韩国驻华大使卢英敏” 영상을 어쩌다 다시 보게 됐다.

https://news.ifeng.com/c/85jOd9pqTQJ

<풍운대화>는 각국 고위급 정치인물을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으로, 2014년부터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미녀 기자 언니 푸샤오티엔(傅晓田) 이 진행을 맡고 있다.

인터뷰 중 장면 캡쳐


인터뷰 통역은 보통 순차통역으로 진행되는데, 한 단락 혹은 몇 문장씩 끊어서 통역할 것인지, 아니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째로 한번에 통역할지에 대해 사전 협의한다.

통역사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말이 지체되면 인터뷰의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으니 내내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다. 지금 보니 중간중간 통역이 들어갔음에도, 편집을 귀신 같이 해놔서 서로 타국의 언어를 알아들으며 대화하는 듯 매우 자연스럽다. 그러고 보면 나도 어렸을 때는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서 어떻게 한국어로 말하는데 외국인들이 다 알아듣지, 하고 의아해 했었는데… 그땐 내가 이러고 있을 줄 꿈에도 몰랐…… 그 장벽 없는 대화의 비밀은 바로 통역(과 편집) 의 신비였던 것이다!

카메라가 있으면 내 목소리도 함께 녹음이 되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카메라 없는 언론사 기자 인터뷰의 경우에는 기자가 현장에서 전부 다 받아 적기 힘들고, 따라서 통역사의 통역 내용을 따로 녹음하며 진행한다.(나중에 기자가 편집실에서 그걸 듣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비웃지나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뭐 이미 엎어진 물…)

어차피 승낙하고 진행되는 인터뷰이기 때문에 보통 그런 녹음은 별 동의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준비된 인터뷰인 경우 통역사에게 중국어로 대략이라도 작성된 원고가 있는지 묻는 경우도 많다. 자료가 있는 경우, 윗선의 동의를 거쳐 제공 가능하다고 하면 엄청 좋아함 (#칼퇴예~)

외교적으로 중요한 공식 인터뷰는 보통 사전 질문지가 주어지고 답변도 준비를 하는데, 원고 그대로 하는 것은 기자나 인터뷰어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가는 일인 것인지(내 느낌적 느낌) 추가 질문이나 돌발 질문이 자연스럽게 훅훅 들어온다. 물론 인터뷰 후 민감한 내용은 상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

아, 특히 이 인터뷰는 질문 순서가 뒤죽박죽 바뀌어서 정신없었던 기억이.

이때는 판문점회담이 진행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이라 다들 남북관계 개선과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에 새로운 기대감을 품고 있었던 때인데...이제 와서 보니 새삼 많이 안타깝다.

이건 다른 방송 매체 인터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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