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데, 어떻게 하는 건데
고작 10일간의 수면에 관한 기록이지만, 체감상 열 달과 같았던 본격 수면교육 초창기의 수유일지
50일째 남편이 처음으로 퍼버법으로 수면교육을 시작했다.
(친구의 블로그에서 퍼버법 수면교육을 본 것이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방 너머로 자지러지게 들려오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게 너무나 힘이 들었다.
어떻게 하고 있나 잠시 방에 들어가 봤더니 아이는 울고, 남편은 울음에 개입하는 시간의 텀을 주기 위해 타이머를 켜두고 있었다.
순간, 아이의 울음에 저렇게 기계적으로 타이머를 두고 반응을 해주는 것이 맞는가 하는 거부감이 들었다.
임신 전에는 수면교육은 어떤 방법이든 독하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의 수면을 위해서라면)
그런데 아이를 낳고 이 작은 생명체와 함께 지내다 보니 나도 어느 엄마와 마찬가지로 아이의 울음에 마음이 약해지는 부모였다.
남편에게 퍼버법에 대한 나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우리는 다시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 수면에 대한 육아 방침을 다시 새워보기로 했다.
기존에 하고 있던 수면 환경 조성에 대한 부분은 이어간다.
낮 수유 후 잠들면 깨워서 등 대고 누워 자는 연습을 한다.
퍼버법은 생후 4개월 이후 수면연관에 대해 어려움이 있는 ㄴ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면교육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 아이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
등 대고 누워 자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느 정도는 아이의 울음을 기다리고 참을 수 있어야 수면 교육이 가능하다.
아이의 울음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되, 아이 곁에 부모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며 안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선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생후 6주에서 이제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뿐이다.
아기는 아직 생체리듬도 정확히 확립되기 전이다.
어설프게 방법론을 따라 하지 말고 우리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의 신호를 이해하면서 우리 가족 모두 잘 잘 수 있는 수면 교육을 찾자.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신 날은 굉장히 나이스한 패턴을 보여주는 아기.
아마 할머니가 아기와 눈을 맞추고 사랑을 담아 말을 걸며 놀아주는 시간이 많아서일까. 수유 후에 크게 보채지 않고 오랜 시간을 놀다 약간의 잠투정 이후 바로 잠에 들었다.
오늘은 오후 7시 반쯤 목욕 후 수유를 하고 남편이 수면의식을 진행한 이후 아직까지도 잘 자주고 있는 아기.
확실히 목욕을 한 날은 좀 더 잘 자는 것 같은 느낌이다. 목욕으로 릴랙스가 잘 되어서 그런가 보다.
목욕은 이틀에 한 번씩 씻기고 있기 때문에 목욕이 없는 날은 따뜻한 물수건으로 닦아주는 수면의식을 해봐야겠다.
수면의식 패턴
6시~6시 반 사이 목욕
6시 반~7시 사이 수유
7시~8시 사이 동화책, 자장가 불러주고 나와서 재우기
이후 우리 저녁식사
수면교육으로 남편과 다투는 일이 잦아졌다.
아이가 태어나기 이전에는 여러 수면교육 영상들을 보면서 흔히 아이를 울려 재운다는 퍼버법을 나 역시도 아무렇지 않게 시도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막상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면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다. 평소 예민하지 않은 아이가 이렇게까지 우는 건 분명 뭔가 잘못된 거야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남편과 퍼법법으로 이견이 있어 의견을 조율하고 난 뒤 나는 쉬닥법으로 아이를 자주 재웠다.
기본적으로 쉬닥법은 엄마가 곁에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인지시켜주고, 등을 대고 바로 자기 힘들어할 때도 바로 안지 않고 옆에서 토닥여주다가 강성 울음을 보이면 한 번씩 안이주는 형태의 수면법이다.
나는 나름 이 방식이 우리 아이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남편은 안눕법에 퍼버법을 결합한 형태처럼 보이는 수면법을 진행하고 있었다.
수면교육에 대해 합의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서로 생각하는 디테일이 달랐고, 또 결국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아이를 재우는 일은 남편에게 일임하고도 남편을 믿지 못하고 계속 이런저런 방법에 대한 훈수를 둔 건 백번 나의 잘못이다. 섭섭하고 허무해하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한다.
물론, 내 방식이 정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의 울음을 무시하면서 수면교육을 진행하고 싶진 않았다.
잠드는 과정이 힘든 과정으로 기억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잠드는 과정은 자연스럽고 어렵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오늘은 나의 대화 방식의 잘못이다. 남편이나 나나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남편에게 사과하고 다시 우리 가족의 좋은 잠을 찾기 위해 노력해 보자.
낮잠은 거의 쉬닥법으로 체감 상 20분 내외로 재울 수 있게 되었다.
밤잠도 남편이 눕혀놓고 토닥거려 주는 형태로 8시 전에 마무리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수면교육에 성공했다고 말하긴 뭣하지만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8시쯤 둘이서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엄청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수면교육은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아이와 우리 부부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
아직 방법적인 부분에 대해서 남편과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지만 처음에 잠들기 힘들어하는 아기 옆에서 토닥이며 엄마아빠가 옆에 있다고 말해주며 자장가를 불러주고, '쉬'소리를 내는 형태가 아이와 우리에게 잘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점점 토닥임과 '쉬'소리 없이도 혼자서 잠드는 법을 배워야겠지만 아직은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좀 더 사랑을 주고 안심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수면교육을 하고 싶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빠랑 같이 책을 읽고 잠들기 전 시간을 보내는 이 시간들이 소중하게 남길.
오늘도 8시 조금 넘어 잠이 들어서 4시간 반을 잘 자준 아기.
밤 12시 직수 이후에 눈이 말똥말똥해서 긴장했지만 역대급 밤잠 입면을 보여주었다.
안고 토닥이다 하품을 두어 번 하고 고개를 한번 푹 숙이며 품 안을 좀 불편해하길래 (마침내 팔도 아프고)
눕혀서 재우다 울면 안아줘야지 라는 생각으로 침대에 눕혀 토닥이며 '쉬'소리를 내는데... 슬슬 눈이 감기는 것이 아닌가!
조금 뒤척이며 끙끙거리긴 했지만 '쉬'소리와 함께 손을 잡고 자장가를 불러주니 10분 이내로 잠이 들었다.
울음소리 한 번 없이 이렇게 멀쩡한 상태에서 잠이 들긴 처음이라 감격스러운 것도 잠시 나도 잠이 와 옆에서 잠깐 눈을 감아버렸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내 자리에서 잠을 청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또 4시간 반이 지나고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6시 반에 직수
이번 밤잠은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잔 것 같다. (혹은 내가 못 들었거나)
힘들지만 아이가 수면교육을 잘 따라와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 아가 엄마아빠를 잘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맙다. 사랑한다.
여전히 잠들기 전에 한 시간 정도는 끙끙거리고, 칭얼거리다 ㅁ쳐번 울음을 터트리고 나서야 8시쯤 잠이 든다.
잠드는 시간이 귀신 같이 8시 언저리인 거 보면 패턴이 잡혀가긴 하는 것 같다.
수면교육을 시작한 지 거의 3주 차가 되어가고 있다.
1주 수면교육 시작
등 대고 누워 자기 연습 시작
이전에는 안아주고 달래주고 재워서 잠들면 내려놓는 일이 많았다면, 6주 차에 수면교육을 시작한 이후부터는 최대한 눕혀서 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2주 과도기
수면교육에 대한 방법과 관점이 남편과 맞지 않아 갈등이 있었던 주
퍼버법을 시도해 본 남편과 생각보다 아이의 울음을 참아내기 힘들었던 나...
좀 더 제대로 수면에 대해 공부하고 우리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기로 했다.
3주 패턴 만들기
이전 수면 교육 때는 수면의식과 눕혀서 재우기를 최대한 실천하려 하긴 했으나 정해진 패턴 없이 그날의 상황에 맞게 수면의식을 시작했다.
3주 차부터는 낮에는 목놀잠, 밤잠은 6시-6시 반 사이에는 수면의식을 시작하는 것으로 패턴을 맞추니 8시 즈음에는 아이가 잠이 드는 패턴을 만들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울다 잠다는 아기지만, 엄마아빠가 좀 더 너를 믿고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할게!
우리 힘내서 잘 자는 습관을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