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지 않아 생긴 병, 그리고 나를 알아가는 연습
최근에 어지럼증으로 꽤 오랜 시간 고생했다. 처음엔 이석증이라는 오진으로 시간을 허비했고, 결국 정확한 진단과 알맞은 약을 받기까지 1~2달이 걸렸다. 이렇게 장기간 아파본 건 처음이었다. 어렸을 때는 병원 갈 일도 거의 없던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하고부터 하나둘씩 아픈 곳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사소한 불편함이었다가, 점점 더 강도가 세졌다.
사회인이 된다는 건, 삶에서 책임지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점점 늘어나는 일 같다. 나는 예민한 편이라, 주변 상황을 감지하는 ‘안테나’가 많다. 누군가의 눈치, 말의 뉘앙스, 분위기 속 미묘한 감정들... 이런 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다 보니, 정작 나 자신을 가장 먼저 놓아버리는 일이 많았다. 몸과 마음의 신호를 무시하다 보니 결국 그 고장이, 몸으로 왔다.
사람들은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이, 나에겐 늘 어려웠다. 어떻게 해야 나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을까? ‘내 마음을 가장 먼저 돌보는 연습’을 하면, ‘나’라는 사람과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우선,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라는 핑계를 대며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미뤄왔다. ‘나는 왜 이럴까’라는 고민을 다른 일들로 회피하곤 했다. 하지만 결국, 나 자신을 잘 알지 못하면 진짜로 돌보는 것도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나를 알아가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아침 일기였다. 막 일어난 직후, 방어기제가 풀려 있는 상태에서 쓰는 글은 늘 솔직했다. 글을 쓰다 보면 감춰뒀던 감정이나 생각들이 툭 튀어나오고, 그 안에서 해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했다. 또 하나는, 콘텐츠 만들기. 글이든 그림이든, 내가 느낀 것을 정리해 외부로 꺼내놓는 작업은 내 생각을 한 번 더 다듬는 과정이 된다. 그래서 인스타툰과 브런치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나를 알아가는 여정의 일부다.
최근에는 AI와의 대화도 도움이 되고 있다. AI와 편하게 대화하다 보면, 내가 무의식 중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들이 드러난다. 그걸 바탕으로 ‘나의 무의식적인 강점과 단점을 분석해 줘’ 같은 요청을 해보면, 내가 미처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된다.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시도들이 결국 나를 객관화하는 데 큰 힘이 된다. 내 마음과 몸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결국 나를 잘 아는 것이 시작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나를 이해하고, 좋아하게 된다면, 예민한 나, 안테나 많은 나일지라도 더 이상 나 자신을 가장 먼저 놓아버리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