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내려놓고 싶은 날엔 이렇게 쉽니다.
몸과 마음이 안 좋은 날이 있다. 그 무엇도 나를 일으킬 수 없을 것 같을 때가 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다행히도 주말이라 욱신거리는 몸을 둥글게 말아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있었다. 잠을 통해 에너지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때 사부작거리며 마음을 편하게 만들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가볍게 몸을 정돈했다. 이빨을 닦고 세수를 하고 가볍게 스킨케어를 해줬다. 그리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스킨케어를 함으로써 소소한 성취감을 느꼈다.
예민한 사람들은 감각에 매우 예민하다.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을 나만의 평안함에 맞추기 위해 방을 세팅하기 시작한다. 시각으로는 조도가 낮은 조명을 밝히고, 시각과 청각으로는 나만의 힐링 영화를 찾아서 틀어놓는다. 여러 번 본 영화라 스토리에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니 백색소음으로도 아주 적합하다. 그리고 후각, 구석에 박혀있던 인센스 스틱을 오랜만에 꺼내 피워본다. 당연히 환기는 필수이다. 미각으로는 그동안 아껴왔던 차를 따뜻하게 우려내어 침대 탁상에 올려놓는다.
환경 세팅이 완료되었다면 이젠 침대에 일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거실로 내보낸다. 완벽한 쉼을 위해 에세이 책 한 권과 소설책 한 권, 그리고 미루고 미뤘던 동물의 숲 닌텐도 스위치만을 주변에 놓아본다.
이 상태에서 침대 속에 쏙 들어가 부들부들한 이불의 촉감을 느끼며 평온하게 시간을 보내면 조금씩 기분이 평안해지기 시작한다. 신나는 것이 아닌 평안함을 원한다. 자극적인 게 아닌 순함을 원한다. 그렇게 오늘 하루 나만을 위해 저자극 평온함을 마음껏 누려본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매일매일 해낼 수 없다. 매번 모든 것이 완벽하고 성공할 수 없다. 알고 있지만 항상 까먹는다. 절대 완벽주의에 빠지지 말자. 나는 아직 뭐가 되지 않았다. 그냥 과정을 이어가는 것뿐이다. 내가 뭐 영향력이 높은 사람이라면 행동 하나 말 하나에 신경을 쓰고 주의해야겠지만 나는 아직 그 정도도 아니니 그냥 하자. '너 뭐 되니?' 이걸 계속 나한테 말하면서 부담 없이 이어나가야 한다. 그냥 즐기면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