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간만에 설레는 일이 생겼다.
감정을 꾹꾹 눌러 담으려 했지만, 사실 자랑하고 싶은 일이라 하고 싶다.작년 즈음 프리랜서 번역을 하면서 수입을 늘리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다가 블로깅을 고려한 적이 있었다.
언어의 한계는 사고의 한계라는 말은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고자 하는 습관을 놓지 못하게 하는 채찍이다.
사고력을 확장하는 김에 수익도 낸다면 일석이조니 브런치 스토리에 작가 신청을 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가장 큰 단점인 실행력을 고치기로 마음 먹은 후로는 무언가 생각이 떠오르고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은 미련없이 저질러 버린다.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나보다, 바로 작가 신청에 떨어졌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회고 글을 매 주 작성하다 잊고 있었던 그 날이 떠올라서
심기일전하여 작가 신청을 했고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해외 사업 제안도 덜컥 받았다.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몇 가지 조항들을 추가 요청했고,
두어 차례의 줄다리기 이후 계약을 체결했다.
이르면 내년을 기점으로 내 사업을 해보려 했는데,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토록 반가운 불청객이 또 있을까.
항상 내 뜻대로 일이 흘렀던 적이 없었던 터라,
좋은 것들이 물 밀듯 쓸려 들어오면 괜히 설레발 치지말자며 마음을 추스리곤 했다.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길흉화복은 항상 예고 없이 찾아오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샴페인 들어올릴 순간을 미루고 싶지 않다.
어떠한 미래가 날 간지럽히든 괴롭히든, 이 찰나의 순간을 조금 더 오래 입에 머금어 음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