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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생일

24년 6월 5일의 기록

by Han

내일은 아빠 생일이다.

벌써 일흔 번째 생일이다.

예전과 다른게 생각이 많아진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젊음이 지나 남은 삶을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가끔 가족들과 나이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를 하면 분위기가 숙연해지는게 느껴진다.

부모님도, 누나도, 모두 서로가 함께 할 수 있는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걸 알고 있는듯이.


슬프지만 배부른 행복일 수도 있다.

"여생"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큰 축복이려나.


머릿속으로 생각해본다.

앞으로 10년, 혹은 20년이 되려나.

만약에 내가 아빠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오늘도 내일도 모든게 처음이니 아빠도 혼란스럽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면 결국 결론은 항상 하나다.

하루 하루, 매 분 매 초를 밀도 있게 살자는 결론.

10년이든, 1년이든, 결국 오늘 하루를 살면 된다.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의미를 부여하고, 감정을 느끼고, 기대하면서 살아가는게 재미가 아닐까.


내일은 가족들과 함께 오직 한 번 뿐인 아빠의 일흔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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