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내가 실제로 경험했던, 사업이 잘될 때 겪게 되는 현실적인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부러운 그 시기 안에서 어떤 생각과 흐름이 있었는지를 공유하려 한다. 이 글은 후속 칼
럼인 "사업이 망할 때 내가 겪게 되는 과정"과 짝을 이루게 될 예정이다.
사업이 잘되면 우선 '돈'이 많이 벌린다.
사업이 잘되면 우선 '돈'이 많이 벌린다.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노동 중심의 자영업이 아닌 조직을 갖추고 법인화된 사업 구조에서 월 1억 원 이상의 순이익이 지속된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사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가 그랬다.
2008년, 27살 때 처음 개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쯤 회계사님이 연매출이 20억을 넘겼다며 법인 전환을 권유했다. 법인이 뭔지도 모르던 나는 세금 이슈 때문이라는 말만 듣고 자본금 1억 원짜리 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나는 철저히 영업 중심의 현장형 대표였다. 매출과 영업에만 집중했고, 법인의 개념도 회계도 몰랐다. 그냥 시키는 대로 했다.
2014년쯤 월 매출 8억 원을 넘겼고, 순이익이 크게 남았다. 주변 사람들은 나와 친한 걸 자랑스러워했고, 나는 SNS에 회사, 차, 일상 등을 슬쩍슬쩍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연봉 10억' 타이틀이 나를 증명해줬다.
30대에 연봉 10억 타이틀이란 이 짧은 단어에 나의 모든 능력과 내가 어떤 사람이란 것을 증명해주기에 나는 30대 연봉 10억이란 타이틀을 너무나 좋아했다.
사무실을 얻고 인테리어를 하고, 교육장과 미팅룸을 만들었다. 차도 외제차로 바꾼다. 에너지가 넘쳤고, 어딜 가든 환영받았다. 개업식에는 화환과 화분이 넘쳐났고, 사무실은 인사하러 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나는 스스로 "성공했다"라고 느꼈다.
매출은 다음 달, 다다음 달에도 계속됐다. 거의 확실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무서웠다. "내가 이 정도 실력이 있나? 노력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돈이 내 돈이 아닌 것 같다는 오싹함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점점 나태해졌다. 그 수익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하루쯤 회사를 나가지 않아도 티가 나지 않는다. 뭔가 말로, 권위로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 타고 현장을 뛰던 내가 이제는 '사장놀이'를 한다. 일도 꼭 해야 할 일만 한다. 그래도 수익은 유지된다.
나는 명품 욕심이 그때나 지금도 없는 편이지만 재미로 백화점 가서 가격표를 보지 않고 명품을 한두 번 구매하는 경험도 해본다. 그냥 나의 능력을 과시하고 즐기고 싶어진다. 그리고 어떤 식당을 가든 가격을 보지 않고 식사를 한다. 너무나 행복하다.
대학교 시절, 1600원짜리 정식과 2100원짜리 돈가스를 두고 500원을 고민하던 내 모습은 사라졌다. 그러나 아무렇지 않았다. 다음 달에도 직장인 연봉 이상의 수익이 들어오니까.
가족과 친척들에게 인정받는다. 고향 친구들의 부모님도 "너 서울 가서 그렇게 성공했다며?"라며 칭찬해 준다. 명절이면 친척들이 칭찬해 주고, 자랑스러워한다. 무엇보다 부모님과 배우자가 나를 자랑스러워하고 부모님과 배우자가 어디를 가든 뭔가 자신감이 생기고 행복해한다.
선후배들도 연락 오고, 고민이 없어진다. " 내일 점심 뭐 먹지?" 고민을 한다.
그리고 모든 게 일이 '기적'처럼 풀린다. 나의 노력과 관계없이 모든 외부상황, 내부상황, 사람 등 자연스럽게 '나에게 온다'라는 표현이 맞는 만큼 그냥 상황이 나를 위해서 무엇인가 그냥 계속 만들어진다.
모든 환경이 나를 위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다. 대운이 찾아온다.
나는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 맛을 보기 위해 죽어라 사업을 했다. 이 맛은 중독된다. 내려가고 싶지 않다. 너무 편하고, 너무 좋다. 마치 내가 회사를 넘어 작은 나라의 대통령이 된 기분이다. 모든 것이 내 말대로 흘러간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들은 나를 뒷담 화한다. "변했다", "달라졌다"라고 말한다.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뒤에서 말한다.
지금 돌아보면, 이 모든 과정은 사업이 잘되면 누구나 겪는 흐름인 것 같다. 지금의 경험과 10년 전 그때의 내가 하나였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쯤 아주 탄탄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기회는 내 욕심과 방만함으로 사라졌다.
그때 내가 나태해진 이유는 내가 추구했던 사업이 ‘돈을 벌기 위한 도구’였기 때문이다. ‘내 업의 본질’이 단단했다면, 돈과 관계없이 나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성장했을 것이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그러고는 아무런 방향 없이 멈춰 섰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언젠가 이와 같은 성공의 기회를 맞이하거나 혹은 지금 맞이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나 성공은 한 번쯤은 온다. 제발, 내가 겪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업이 잘되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인정, 대우, 인맥, 기회, 돈, 권위. 모든 것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나태함, 중독, 자기 합리화는 정말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나를 무너뜨린다. 지금 잘되고 있다면, 오히려 그 시기에 더 절제하고 본질을 챙기기를 바란다.
나처럼 놓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