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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추천: 여름밤을 위한 로맨스 5편

by 조하나


여름밤의 공기는 밀도가 다릅니다. 낮의 열기가 식지 않은 아스팔트, 끈질긴 매미 소리, 그리고 어딘가 나른한 분위기. 이런 계절에 우리는 스크린 앞에서 특별한 위안을 찾습니다. 특히 어떤 영화들은 그 계절의 풍경과 감각을 그대로 담아 우리를 다른 시간, 다른 공간으로 데려다 줍니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도 유독 이런 계절이 오면 사무치게 떠오르는 인생 영화가 있습니다. 저에겐 바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입니다. 그저 스크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이탈리아의 쏟아지는 햇살과 나른한 공기, 잘 익은 복숭아의 향기, 그리고 온몸의 세포를 깨우던 첫사랑의 열병까지 고스란히 느껴지는 마법. 바로 그 ‘분위기 있는 낭만’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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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남긴 감각적인 로맨스 영화의 여운을 공유하는 작품들로 말이죠. 당신의 한여름 밤을 더 깊고 특별하게 만들어 줄, 또 다른 인생 영화가 될지도 모를 5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한여름 밤의 낭만, 인생 영화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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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2011)

끈적한 여름의 열기 속, 익숙함과 새로운 설렘 사이의 아찔한 줄타기.


제가 아끼고 아껴 놓다 삶에 권태가 찾아올 때마다 꺼내 보는, 여름의 나른함과 사랑의 열병을 가장 감각적으로 포착해낸 <우리도 사랑일까>입니다. 캐나다 토론토의 끈적하고 나른한 여름, 권태로운 결혼 생활을 하던 여자가 앞집 남자에게 새로운 설렘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사랑의 다채로운 색감과 감정을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낸 분위기 있는 로맨스 영화입니다. 사랑의 시작이 주는 설렘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혼란과 책임까지 솔직하게 담아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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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

단 하루의 마법, 끝없는 대화가 가장 완벽한 로맨스가 될 때.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클래식, <비포 선라이즈>입니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보낸 꿈같은 하루를 그립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감각으로 사랑을 이야기했다면, 이 영화는 ‘대화’로 사랑을 쌓아 올립니다. 해가 뜰 때까지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철학, 죽음, 사랑, 꿈에 대해 끝없이 이야기하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모습은, 주말에 볼만한 영화로 완벽한 낭만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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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2022)

안개처럼 스며드는 감정, 품격 있는 어른들의 미결 사건.


빼놓을 수 없는 박찬욱 감독의 명작이죠. 예의 바른 형사 ‘해준’과 사망자의 아내 ‘서래’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처럼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직접적인 표현 대신, 시선과 숨결, 그리고 정성 들여 고른 단어들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은 그 어떤 멜로보다 긴장감 넘치고 애틋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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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 (Chungking Express, 1994)

90년대 홍콩의 여름, 유통기한 없는 사랑을 꿈꾸는 청춘들의 몽상.


왕가위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90년대 홍콩의 습하고 뜨거운 공기가 만났을 때, 이런 독보적인 로맨스가 탄생합니다. 실연의 상처를 가진 두 명의 경찰과 그들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여인들의 이야기.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나는 만 년으로 하고 싶다”는 명대사처럼, 이 영화는 고독과 불안 속에서도 사랑을 갈망하는 청춘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그려냅니다. 끈적한 여름밤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잊을 수 없는 인생 영화가 될 겁니다. 문득, 홍콩의 자유가 그리울 때 꺼내봐도 좋을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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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Her, 2013)

가장 외로운 시대, 가장 완전한 사랑에 대한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고찰.


마지막 넷플릭스 영화 추천작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경계를 가장 멀리까지 밀어붙이는 <그녀>입니다. 인공지능 운영체제(OS)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설정의 이 SF 로맨스 영화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의 정신적 교감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미로운 OST는 한여름 밤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여름밤 로맨스'라는 주제로 2025년 7월 기준, 넷플릭스 코리아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영화 5편을 추천해 드렸습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보고 느꼈던 그 아련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말 이 리스트와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인생 영화’ 목록에 새로운 작품이 추가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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