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개봉 추천 영화
11월 19일 개봉하는 <콘티넨탈 25>는 루마니아의 악동이자 거장, 라두 주데 감독이 단 10일 만에, 오직 아이폰 카메라만으로 완성한 날것 그대로의 충격적인 영화입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고전 <유럽 '51>을 21세기 동유럽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장으로 삐딱하게 오마주한 이 작품은 화려한 호텔 건설 현장 아래 묻힌 한 인간의 비극과 살아남은 자의 위선적인 죄의식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영화는 트란실바니아 지역의 도시 클루지를 배경으로 합니다. 고급 호텔 '콘티넨탈' 재건축을 위해 지하실에 사는 노숙자 '이온'을 쫓아내야 하는 집행관 '오솔야'. 그녀의 법적인 집행 직후 갈 곳 잃은 이온이 자살을 선택하자, 영화는 돌연 주인공의 시점을 죽은 자에서 산 자인 오솔야로 옮겨옵니다. 이후 영화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도시를 배회하며 구원을 구걸하는 오솔야의 혼란스러운 여정을 따라갑니다.
라두 주데 감독은 '형식의 파괴'와 '매체의 활용'을 통해 거침없는 자본주의의 민낯을 비춥니다. 그는 거창한 장비 대신 아이폰을 들고 배우들의 얼굴을 극도로 가까이서 찍거나, 흔들리는 앵글로 도시의 소음을 담아냅니다. 이는 세련된 영화적 미학을 거부하는 '펑크'적인 태도이자, 자본이 잠식한 도시의 민낯을 가장 동시대적인 도구로 포착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거친 화질과 왜곡된 렌즈는 오솔야가 느끼는 도덕적 현기증을 관객에게 시각적으로 전이시킵니다.
'시스템이 만든 살인과 개인의 무력한 죄의식'에 대해 탐구하는 영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법대로 집행한 공무원에게 죄가 있는가, 아니면 그를 거리로 내몬 자본에 죄가 있는가?"
오솔야가 만나는 신부, 친구, 가족들은 저마다의 논리로 그녀를 위로하거나 비난하지만, 그 말들의 향연 속에서 정작 죽은 자를 위한 자리는 없습니다. 감독은 헝가리계와 루마니아계가 섞여 사는 지역의 미묘한 민족적 갈등까지 엮어내며, 죄책감조차 사치스러운 상품이 되어버린 신자유주의 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하게 조소합니다.
결국 <콘티넨탈 25>는 현대 유럽,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 전체에 보내는 불경스러운 조의문입니다. 제목의 '콘티넨탈'은 럭셔리한 호텔의 이름이자 거대한 대륙(Continental)이 앓고 있는 병적인 징후를 상징합니다. 매끈한 스크린 대신 작은 렌즈를 통해 본 세상은 일그러져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어떤 고해상도 영화보다 더 선명한 진실을 보여줍니다.
라두 주데 감독은 증명합니다. 영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은 거대 자본이 아니라, 시대를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눈과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