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에드워드 양 감독 11주기, 재개봉하는 영화 <하나 그리고 둘>
에드워드 양 감독의 유작 <하나 그리고 둘>은 타이베이에 사는 중산층 가정, 'NJ(Nian-Jen)'의 가족 이야기를 다룹니다.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코마 상태에 빠진 뒤,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 삶의 위기와 마주합니다. 8살 꼬마 양양부터 10대 소녀 팅팅, 중년의 위기를 겪는 아빠 NJ와 엄마 민민까지. 영화는 이들의 일상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 만남과 이별, 그리고 탄생과 죽음의 순환을 3시간의 러닝타임 안에 기적처럼 담아냅니다.
이 영화의 마스코트이자 감독의 분신과도 같은 8살 소년 '양양'은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람들의 '뒷모습'을 찍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앞모습만 볼 수 있잖아요. 그들이 못 보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양양의 순수한 시선은 이 영화의 핵심 주제를 관통합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전체를 볼 수 없기에, 타인의 시선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에드워드 양은 양양의 사진기처럼,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의 사각지대를 조용히 비추며 "당신의 뒷모습도 괜찮다"고 위로합니다.
아빠 NJ는 일본 출장 중 30년 전 헤어졌던 첫사랑 셰리와 재회합니다. 도쿄에서의 데이트는 풋풋했던 과거로 돌아간 듯 설레지만, 결국 NJ는 깨닫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도, 난 다르게 살지 않았을 거야." 영화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후회를 다루면서도, 결국 지금 현재의 삶을 긍정하게 만듭니다. 과거를 추억하되 현재로 돌아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NJ의 모습은 중년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영화는 왁자지껄한 결혼식으로 시작해 차분한 장례식으로 막을 내립니다. 그 사이에는 아이의 탄생, 첫사랑의 열병, 중년의 위기, 노년의 병듦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유리창이나 거울에 비친 도시의 풍경을 즐겨 쓰는 에드워드 양 특유의 연출은,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이 서로 겹쳐져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특별한 사건 없이 흘러가는 듯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 우리는 한 사람의 일생을 온전히 체험한 듯한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 그리고 둘>은 3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이 1분도 길게 느껴지지 않는 마법 같은 영화입니다. 양양의 마지막 내레이션, "저도 늙었어요"라는 대사가 주는 먹먹한 감동을 느껴보세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속 대사처럼 우리의 삶이 영화 덕분에 '세 배'는 더 깊고 풍요로워졌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삶을 가장 멀리서, 그리고 가장 가까이서 안아주는 걸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