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가족이 전하는 진짜 온기, 고독한 도시의 연대기

영화 <렌탈 패밀리: 가족을 빌려드립니다>

by 조하나

현대 자본주의는 마침내 인간의 '관계'마저 상품의 진열대에 올렸습니다. 결혼식 하객부터 애인, 심지어 부모와 자식까지 돈을 주고 빌리는 일본의 '대여 가족' 서비스는, 더 이상 놀라운 뉴스가 아닌 고립된 현대 사회의 씁쓸한 자화상이 되었습니다.


<37초>와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로 탁월한 연출력을 입증한 미야자키 미쓰요(히카리) 감독의 신작 <렌탈 패밀리: 가족을 빌려드립니다>는 이 기이한 비즈니스를 차가운 풍자의 대상이 아닌, 가장 따뜻하고 먹먹한 구원의 서사로 치환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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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중심에는 도쿄에서 7년째 살고 있는 무명 미국인 배우 '필립(브렌든 프레이저)'이 있습니다. 과거 치약 광고에 히어로 복장으로 출연했던 것이 커리어의 전부인 이 이방인은, 우연한 기회로 장례식장에서 '슬퍼하는 미국인 지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렌탈 패밀리 업계에 발을 들입니다. 혼혈 딸의 명문 초등학교 면접을 위해 가짜 아버지가 필요한 미혼모, 방구석에 틀어박혀 가상의 친구가 필요한 은둔형 외톨이, 그리고 가출을 꿈꾸는 노인까지. 필립은 철저한 비즈니스 규칙('절대 과몰입하지 말 것') 아래 타인들의 텅 빈 삶 속으로 들어가 완벽한 맞춤형 배역을 연기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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