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축하받으며 알게 된 것들

축하해 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by 감정수집가

결혼 소식을 엄마한테 전했을 때

생각보다 훨씬 많이 기뻐하셨다.


자식의 결혼이

부모의 행복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사는 자식을 떠나보내는 일이

슬퍼이 되는 부모님도 많겠지만

우리 집은 조금 달랐다.




나는 20대 초반부터

대부분 자취를 했다.

집에서 독립한 지도 오래되었고

1년에 부모님을 몇 번 보지 않기도 했다.


자식들을 자주 보고 싶어 하는

살가운 부모님과 달리

우리 가족은 각자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결혼한 지금도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지 않는다.

결혼 전부터 엄마는

명절에는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셨다.




엄마는 이런 순탄한 결혼은

드물다고 했다.


당시 나는 남자친구와 연애 6년 차였고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부모님의 반대도 없었고

결혼 준비는 물 흐르듯 매끄러웠다.


남편과 나는 동갑이고

어린 시절을 보낸 지역도 같았다.

비슷한 환경에서 같은 문화를 접하면서 자라

연애하면서도 큰 부딪힘이 없었다.


결혼하고 싶어도

함께할 사람이 마땅하지 않거나

부모님의 반대가 있거나

현실적인 문제로

결혼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별 걱정 없이 결혼한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




결혼 소식을 전하자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친한 친구부터

그저 인사만 나누던 직장 동료까지

축하한다는 말을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다.


하지만 친한 친구에게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

그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친구는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고

축하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이후 친구는

자신도 결혼을 하고 싶지만

할 사람이 없다고

자주 이야기를 했다.


나의 행복은

그녀에게는

불행이 되었던 것 같았다.




예전에는

결혼이 필수인 시대였다.

빨리 가느냐 늦게 가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연애, 결혼, 출산도

원하는 사람만 한다.


결혼은 더 이상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왜 결혼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내가 결혼한 이유는 단순했다.


상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항상 함께 있고 싶었다.


나는 성격도 모나고

뛰어난 미인도 아니다.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

결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다시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바라던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만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꽤 행복한 일이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선물을 할 일이 많았다.

인사드리러 갈 곳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도 많았다.


그 과정에서

한 친구가 떠올랐다.


내가 가장 힘들 때

내 편이 되어주고

기쁜 일이 있을 때마다

가장 축하해 준 친구가 있다.


생각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힘들 때 내 편이 되어주지만

좋은 일이 생기면

질투를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나의 불행을

은근히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유독 민감한 편이어서

쉽게 알아차리는 편이다.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온전히 축하해주지 못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나 역시 친구의 행복을 축하하고 돌아와

씁쓸한 마음이 든 적이 있었다.




고마운 친구의 집으로

한우를 보냈다.


나도 그 친구처럼

힘들 때나 기쁠 때나

곁에 있어주는 친구가 되고 싶다.


축하받을 상황이 되어보니

축하해 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분명하게 보였다.


질투를 받아보니

오히려

진심으로 축하해 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 더 커졌다.



이전 13화사랑 앞에서 울게 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