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나는 이용당할까
심리 상담을 받을 때마다 선생님께 듣던 말이 있었다.
“너무 착해서 문제예요.”
그 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착한 게 뭐가 문제지? 착한 거 좋은 거 아니야?”
하지만 20대 초반 연속으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면서 깨달았다
“아.. 착해서 문제라는 게 이런 거구나.”
상담 선생님께서는 내 성향을 이렇게 분석하셨다.
“너무 극단적으로 이타적이다 보니까 자기 것을 남에게 다 내어주고, 심지어 자기 밥그릇까지 남에게 주면서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어요.”
나는 어릴 때부터 남에게 나누는 것이 익숙했고, 부모님도 내가 남에게 많이 베풀기를 바랐다.
그래서 나는 착하면 좋은 것.. 단순히 그렇게 생각했다.
‘호의가 계속되면은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라는 말처럼
내 호의가 너무 당연시되는 환경이 반복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 잘 읽고 타인이 원하는 대로 잘 맞춰주는 나에게는
항상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따라왔다.
때때로 벅찼지만 나는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상담 끝에 나는 내 문제를 깨달았다. 눈을 뜬 것처럼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는 어떤 남자를 만나야 하나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사람과 만나면 쉽게 이용당하고 극단적으로 이타적인 사람과 만나면 서로 다른 사람들한테 퍼주면서 문제가 생길거예요. 만나야 하는 사람은 중립적인 사람 적당히 이타적이면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해요.”
사람마다 이타와 이기의 정도가 스펙트럼처럼 다양하다고 했다.
이분법처럼 완전히 이기적이거나 완전히 이타적인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30%, 50%, 70%처럼 정도가 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하면 알아볼 수 있을까요?”
“이제 깨닫게 되었으니까 그런 부분을 유심히 보면 보일 거예요.”
당장은 어떻게 해야 바뀔 수 있을지 몰랐지만 몰랐던 걸 알게 된 후로부터 일상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이 조언 이후 나는 친구 관계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나만 이용하던 친구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나를 존중하고 내 호의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만 남았다
그리고 그러던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그는 너무 이기적이지도 극단적으로 이타적이지 않은 사람.
내가 보여주는 호의에 고마워하면서도
내가 필요 이상 호의를 베풀면 고맙지만 괜찮다고 하면서 적당히 선을 알려줬다.
남자친구에 대해서 들은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남자친구 옆에서 보고 많이 배우세요. 어디까지 선을 지켜야 하는지 스스로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보고 많이 배울 수 있을 거에요.”
“사람마다 바운더리가 있어요. 가장 안 내가 있고 원 모양으로 울타리처럼 쳐져 있어요 그 밖 원에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그 밖에는 지인이 있는 원, 그 밖에는 잘 모르는 사람.. 이런 순으로 원이 있는데 하나씨에게는 그 어떤 울타리도 없어요.”
남편과 함께 하며 나는 깨달았다
내가 싫으면 싫다고 말해도 괜찮다
친한 사람 외에는 무리한 친절을 베풀 필요가 없다.
주고 받는 사랑에는 균형이 존재하며, 무조건적인 희생은 필요하지 않다.
나는 인간관계에서 내가 항상 희생하고 배려해야 그 관계가 유지될 거라는 잘못된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관계의 균형을 배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