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연애로 채워지지 않았다.

연애해도 외로움은 계속된다.

by 감정수집가


나는 어려서부터 외로움을 참 많이 탔다.
자라면서 외로움을 넘어 공허함을 많이 느꼈는데
내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그 구멍은 쇼핑으로도 친구로도 음식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다.

나는 단순한 외로움이라고 생각했고 이성을 만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성을 만나도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그제야 이건 무엇인가 해서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마음의 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늘 외부에서 찾았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 속에서
내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려 했다.

항상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사람마다 기준이 모두 다르고 만나게 되는 사람은 계속 바뀌게 되어 있다.
또 사람은 남에 대해서 쉽게 판단하고 평가한다.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휘둘려 나는 하루는 좋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가 나쁜 사람이 되어있기도 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너무 간절해서 상대의 눈밖에 나지 않기를 또 바라고 바랐다

더 큰 문제는 나랑 좋은 관계를 쌓았던 사람과의 관계도 언젠가 끝나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사이가 틀어져서 멀어지기도 하고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멀어지고는 했다.

자신의 의미를 남에게 찾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비정상적으로 너무 가깝게 상대에게 의지하였고
지지해 주던 사람이 멀어지는 것은 나라는 사람 자체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때로는 그 사람 없이 나 혼자서는 살 수 없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스스로 하는 평가에도 문제가 있었다.
스스로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기대에 닿을 수가 없었다.
나는 항상 실패하는 사람이 되었고 부족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하는 일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니 만족감을 얻을 수 없었다.

문제는 내가 세운 기준이 항상 ‘현실적인 나’가 아니라 ‘이상적인 나’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성적을 이전보다 좀 더 높여보자는 현실적인 목표가 있다면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반에서 중위권 성적을 가지고 있는데 전교 1등으로 목표를 잡는다면
내가 성적이 많이 오르더라도 매번 실패한 사람이 될 것이다.

항상 부족하고 모자란 것.
나에 대해서 항상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내가 제일 싫었다.


꿈속에서는 뛰어난 외모와 매력적인 성격
하는 일마다 척척해내는 멋진 커리어 우먼이었지만
현실에서는 빼어나지 못한 수수한 외모, 작은 키,
뭐 하나 잘난 구석 하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존하고
스스로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내 마음에 큰 구멍을 만들었던 같다.

감명 깊게 읽은 심리학 책 내용을 남편한테 알려주면
남편은 너무 당연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나는 남편에게 담담히 이야기했다.
누군가에게 당연한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나를 사랑하고 많이 돌봐주기.
스스로 너무 채찍질하지 않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귀 기울이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너무 당연하고 중요한 일들을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