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 연습

by 하나

날마다 버리는 연습을 합니다.

어제는 나의 고집을 버리려 고군분투했고, 오늘은 급함을 버리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어느 날인가는 나의 화를, 또 다른 날은 집착을, 물욕을, 가벼움을, 무거움을, 한숨을, 우울함을, 나를, 나의 생을 버리려고 끊임없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버려야 할 것들에 집중할수록 나는 더욱더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사람도 만나기 싫고, 부대끼는 것도 불편하며 오로지 나에게만 시간을 쏟아부었습니다.


날마다 버리는 연습을 계속했더니 신랑이 점점 힘들어합니다. 나는 그런 신랑이 점점 서운해집니다. 아이들은 자꾸만 징징댑니다. 나는 그런 아이들이 점점 괴로워집니다.


나는 아마 우울증 같은 것을 앓고 있었나 봅니다. 아니, 아직도 진행형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를 멈추었는지, 글쓰기를 멈추어서 우울증이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우울에서 벗어나려고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는지, 우울함에서 어느 정도 탈출했기 때문에 글쓰기를 시작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잠시 내가 가진 것을 다 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온전히 내 의지만으로 버릴 수 없는 것들도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또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는 나의 노력이나 의지로 얻지 않은 것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내가 당연히 내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 중에는 내 것이 아닌 것도 있다는 진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 깨달음은 '나는 마음대로 다 버릴 수 없는 존재이다.' 라는 진리에 닿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또 오늘을 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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