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는 날에 문득 찾아오는 눈물이 있다
태양에서 출발한 직선이 너무 가까이 다가와 두려울 때
향수가 맵거나 시큼한 탓에 괜한 무언가가 떠오를 때
덜 짜고 묽은, 정수에 가까운 눈물
별일 있는 날에 찾아오는 눈물도 있다
이윽고 모든 것이 불 타 잿더미가 눈꺼풀을 뚫었을 때
스스로 모든 것을 소화(消火)해 피할 수 없는 열감을 느낄 때
하루가 모두 녹아 끈적이는 눈물
뿌리는 어디일까
어제 나를 함빡 적신 빗물은 묽음의 출처
어제 마신 온더락은 끈적임의 출처겠지
똑똑, 눈물의 재료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도매로 잔뜩 사놓으면 나눠줄 수도 있을 텐데
매일 먼지가 잔뜩 묻을 마음을 씻어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