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안 한다고 천국 가진 않잖아요?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자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지옥에 간다고 단정 지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도 수많은 설교나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서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성경 어디에도
자살하는 사람이 지옥에 간다고
명확하게 말씀하고 있지 않으며
더욱이 자살과 구원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살하는 사람이 구원받을 수 없다는
가르침에는 나름대로의
성경적인 근거가 있기는 합니다
이중 몇 가지를 살펴보자면
우선 자살은 일종의 살인 행위이기 때문에,
즉 살인하지 말라라는
십계명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구원받을 수 없다라든지
혹은 자살하는 사람에겐 회개의 기회가 없으므로 죄를 씻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지옥 간다
또는 성경에서 명백한 악인으로 평가받는 가롯 유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을 보면
자살한 사람은 지옥에 가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장 보편적으로는
성령으로 거듭나고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자살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논리로써
자살하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성경적인 근거를 떠나
자살을 방지하고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자살을 하면 지옥에 간다 라는 가르침은
필요하다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동일하게
성경적 논리로 반박되어질 수 있는데
우선 자살은 십계명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지옥에 간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십계명에는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 외에도
부모를 공경하라 라는 계명도 있는데
그렇다면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사람도
동일하게 지옥에 간다고 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아브라함과 모세 다윗 등 수많은 신앙의 위인들 또한
수 없이 많은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입니다
자살이 일종의 살인이라서 죄가 된다면
자살보다 더욱 구체적인 살인을 저지른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나 전쟁을 치르는 병사들 또한
구원받지 못하고 지옥에 갔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자살을 하면 회개할 기회가 없으므로
지옥에 간다라는 주장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구원관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지은 죄를 남김없이 회개해야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면
일평생 신실하게 살다가
노년에 치매에 걸려 회개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장로님이라든지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뜻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구원문제 등
수많은 문제에 부딪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런 주장은
회개마저 일종의 공로로 여기게 만드는
한국의 수많은 근본주의 교회들의
엉터리 율법주의적 복음 때문에 주장되는 내용에 불과합니다
다음으로
성경에서 명백한 악인으로 평가받는 가롯 유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을 보면
자살한 사람은 지옥에 가는 것이 분명하다
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가롯 유다는
자살을 했기 때문에 구원을 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의 악한 행위 때문에 구원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설득력 있는 말일 것입니다
즉 앞뒤가 바뀐 주장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가장 보편적으로는 이야기하는…
성령으로 거듭나고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자살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은데…
이 말만큼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나
자살한 사람의 유가족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도 없을 것입니다
그 누구도 자살하고 싶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죽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다만 살고 싶지 않은 것일 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망 가운데 자살을 시도합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죽음이라는 미지의 탈출구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불쌍하고 가련한 사정은 무시한 채
거듭나지 못해서, 믿음이 부족하여 자살을 하는 것이라고
그리하여 그런 사람은 구원조차 받지 못한다고
단정 지어 버린다면
그러한 모습은
진정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하는
제자로서의 모습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입니다
또한 혹자는 교회에서라도
종교적으로라도
자살하면 지옥 간다고 강하게 가르쳐 주어야
자살하려는 시도를 그나마 막을 수 있지 않냐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그러나 그러한 주장도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이
자살을 교리적으로 금지하는
기독교인의 자살 비율이
타 종교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자살의 이유 또한 경제적 빈곤이나, 신체적 장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갈등의 관계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절망 가운데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아
이성적 판단이 마비된 상태에서
자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일부 신학자들이나 목사들이 말하는 것처럼
단지 성령으로 거듭나지 못해서,
믿음이 없어서 자살한다고 볼 수 없는 사례들이 수두룩 합니다
일례로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물에는
부작용으로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약물도 있습니다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일으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일부 목사들이나 신학자라는 사람들이
화석화된 교리에만 집착하여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보다는
마치 진리를 선포하는 양
그저 자살한 사람은 지옥에 간다라고
율법주의적으로 단정 지으며
가르치는 것을 볼 때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한 가르침이
자살로 인해 사랑하는 자식을,
남편을, 아내를 잃고서도
자신 때문에 그런 엄청난 비극이 일어났다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유족들을 더욱더 깊은
절망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만일 자살을 한 사람이 지옥에 간다면
그보다는
사악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
그 속에서 사람들이 자살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방조한
힘 있는 정치인이나 경제지도자들이
배나 더 지옥에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불의한 권력과 재력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을 절망으로,
심지어 자살로까지 내모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널려 있습니다
기독교인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허다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목자 없는 양 떼와 같은 무리를 불쌍히 여기시며
그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으신 선한 목자이셨습니다
그런 예수의 복음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은 목사들이
사회의 구조적인 죽음을 조장하는
사회의 강자들에게
‘너희들 그렇게 살면 지옥 간다’라고
경고하고 타이르기는커녕
도리어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았다고
치켜세우고 아부를 하고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 곤경을 이기지 못해
자기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는
불쌍한 처지의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그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지옥에 간다고
정죄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예수님께서 뭐라 하실까 궁금합니다
지옥 논쟁은 사람들이 문자에 집착하느라
본질을 놓쳐버린
다분히 율법주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사고방식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지옥에 가네 안가네 하며 논쟁을 벌이는 것은
죄의 본질에 대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제가 요즘 구원에 대한 질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말씀드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구원을 단순히 죽어서 천국 가는 것
지옥 형벌을 면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한
우리는 예수님이 전하신 복음의 참뜻을
놓쳐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원을 죽어서 천국 가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나요?
어떻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나요? 하고 묻습니다
자살하면 지옥 가나요 라는 질문 또한
이와 동일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구원은
단지 사후 세계에 벌어지는
사건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보다 훨씬 심오하고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구원에 대한
보다 정확한 메시지는..
죽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구원에 대한 성경적 메시지 일 것입니다
(물론 이 또한 구원이 가지는 한 면에 불과하지만 말입니다)
물론 우리의 육체가 기능을 정지하고
숨이 끊기는 것을 죽음으로 정의한다면
그러한 죽음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생명의 반대되는 개념으로서의
죽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생명의 반대되는 개념은
죽음이 아닐뿐더러
성경은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는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의 구원은 단지 죽음 이후
미래에 일어날 어떤 사건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구원은 영원한 현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구원의 때요
구원을 누리는 순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구원을 누리고 있지 못하다면
죽어서도 천국은 없습니다
성경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구원은
육체적으로 죽고 사는 것을 떠나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말합니다
하나님이 내 안에
내가 하나님 안에 거하는
임마누엘의 삶을 누릴 때
우리는 진정한 구원을 얻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자살하면 지옥 가나요 라는 질문은
구원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허망한 물음입니다
심판은 오로지 하나님의 몫입니다
누구는 지옥에 간다 안 간다
누구는 구원을 받는다 못 받는다 하는 것은
근본주의적이고 율법주의적인 신앙을 가진
일부 기독교인들의
독선적인 오만함에서 비롯된 죄악입니다
그들은 비록 하나님을 사랑하고
기독교 교리를 수호하는 일이라고 자부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 노릇까지
하려고 든다는 점을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약성경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이
죽은 나사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는 죽은 지 사흘이나 된 나사로를
다시 살리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 생각에는
만일 나사로가 자살해서 죽었다 하더라도
예수님께서는 개의치 않고
그렇게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진정 나사로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