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요즘 저에게는 심심치 않게 이혼을 비롯한 가정 문제에 대한 상담요청이 들어옵니다
아마 제가 목사로서 재혼 가정을 이루고 있고 제 아내 또한 자신의 이혼 경험을 스스럼없이 유튜브 채널(허당 그레이스)을 통해 밝히고 있어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성경은 분명히 이혼을 금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적어도 신자라면 이혼해서는 안될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기독교인으로서 뭔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것 같아 목사인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시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하나님은 이혼했다고 해서 우리를 미워하시거나 또는 반대로 이혼 안 하고 참고 살았다고 칭찬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즉 이혼을 하는 것이 곧 신앙을 저버리는 행위는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곧 이혼이 아무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성경은 매우 분명한 어조로 이혼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신약성경 마태복음 19장 에는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라'라고 말씀하고 있으며 고린도전서에서도 음행 한 연고 외에는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씀합니다
성경 말씀을 진리로 믿고 살아가는 기독교인으로서 이혼을 금하는 성경말씀에 순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이혼 문제를 통해 성경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구약성경은 너무나 분명하게 안식일을 지킬 것을 명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에 목숨을 걸고 안식일을 지켰습니다
일례로 유대인들은 전쟁할 때조차도 안식일에는 무기를 들지 않아 적들이 안식일에 공격해 오면 순순히 몰살을 당할 정도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러한 유대인들의 신앙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신약에 오면 예수님은 유대인들의 율법주의 신앙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도대체 안식일을 왜 지켜야 하는가?'
'도대체 왜 율법을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하나님이 안식일을 제정하신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진정한 안식을 누리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안식일은 단지 자신의 구원과 신앙심을 확인받기 위한 도구로써 혹은 안식일을 지키는 사람과 지키지 않는 사람을 구분하는 척도로써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안식일을 어긴 사람은 하나님의 계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므로 정죄받아 마땅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하나님이 안식일을 제정하신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진정한 안식과 참된 자유를 누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저는 이혼 문제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이혼을 죄악시 여기고 이혼한 사람을 정죄하기보다는 성경이 이혼을 금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성경이 이혼을 금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당시 이혼은 여성들에게는 치명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이혼은 지금처럼 남자와 여자가 평등한 상태에서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회적 강자인 남자가 일방적으로 사회적 약자였던 여자에게 행했던 것이 바로 당시의 이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혼으로 버림받은 여자는 커다란 곤경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력 있는 남자들이 자신의 욕구에 따라 얼마든지 아내를 버릴 수 있었기에 율법을 통하여 무분별한 이혼에 제동을 걸었던 것입니다
성경은 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것을 강조하는데 당시의 대표적 사회적 약자는
언제나 과부와 고아, 나그네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과부와 고아는 주로 전쟁이나 이혼등으로 발생하니 성경이 이혼을 금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처사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당시와는 여러모로 다릅니다
오늘날에는 이혼했다고 해서 옛날처럼 여자들이 위험에 처하거나 생계를 위협받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함부로 자기 맘대로 이혼을 할 수 없을뿐더러 이혼을 하더라도 남자와 여자가 법에 따라 평등하게 권리를 나누어 가집니다
여자라고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자가 더욱 보호를 받도록 법이 집행됩니다
가부장제가 마치 공기처럼 당연시 여겨지던 성경시대의 독자들에게 명한 말씀을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려 한다면 이는 마치 간음하는 여인은 돌로 쳐 죽이는 게 하나님의 법이니 오늘날에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성경의 메시지를 해석할 때에는 언제나 성경이 당시 동시대의 사람을 1차 독자로 쓰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성경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하면 언제나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에는 반드시 그 말씀이 기록된 당시의 맥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맥락을 무시한 채 '그저 성경에 쓰여있으니까', '목사님이 이혼은 죄라고 했으니까'하며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것은 기독교 신앙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람들은 흔히들 좋은 신앙이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은 무조건 하나님의 말씀을 잘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을 기뻐하시는 것은 말씀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 아니라 우리의 행복입니다
마치 부모가 자녀들의 행복을 원하듯 하나님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기뻐하십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의 행복, 나의 쾌락을 위해서 누군가를 위험에 처하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또한 동시에 단지 문자적으로 율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 또한 옳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분명 성경은 이혼을 금하고 결혼 관계를 유지할 것을 권면합니다
그러나 그 결혼관계가 누군가의 고통과 억울함을 담보로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 봐도 더 이상 개선될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이혼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죄라고 벌을 내리시진 않을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금 이혼을 해도 별문제가 아니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혼을 하고 안 하고는 각자가 본인이 처한 상황에 맞게 스스로 마음의 평안함을 좇아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 또한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자유는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 스스로 감당하고 책임을 지는 자유를 말하는 것이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 책임을 하나님께 떠맡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