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빛이 비추일 때 비로소 등장한다
<관계와 공간>
우리가 살며 살아가며 맺는 관계에는 공간이 필요하다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심리적 공간도 필요하다
펜데믹으로 인해서 일본에서 가정불화와 폭력이 증가했다는 뉴스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평상시에 남편 출근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했던 주부들이 팬데믹으로 인해 좁은 공간에서 가족들과 하루 종일 부대끼는 와중에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좁은 주택환경을 떠올려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말이다
만일 물리적으로 여유로운 공간이 확보되었더라면 판데믹은 오히려 가족 간의 유대를 더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니 조금 씁쓸하다
관계에 있어서 심리적 공간도 중요하다
소위 프라이버시라고도 불리는 심리적 거리는 외부 사람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서도 지켜져야 한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어느 관계를 막론하고 이상적인 거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거리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확보하지 못할 때 관계에는 적신호가 켜진다
흔히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며 부부 사이만큼은 예외로 두려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자기만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이를 서로 존중해주는 부부일수록 행복하게 잘 산다라는 것이다
물리적 공간이든 심리적 공간이든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관계는
잦은 부딪힘으로 인해 힘들기 마련이다
< 빛과 공간 >
눈을 감으면 공간이 사라진다
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빛이 없으면 공간은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간은, 아니 세계는 빛이 비추일 때 비로소 등장한다
태초에 빛과 함께 창조가 시작되었다는 창세기의 말씀은 참으로 온당하다
빛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
그런 의미에서 빛은 곧 지식이고 깨달음이다
많은 것을 깨닫고 아는 사람은
관계에 있어서도 그만큼 여유롭고 성숙하다
지식이 생기면
심리적 공간이 확보되고 여유가 생긴다
차분해진다
당황하지 않는다
이게 다 내 안에 빛이 비치어질 때 생기는 일들이다
< 관계의 핵심은 내면에 빛을 비추는 것 >
당황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조급해지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조급하면 화가 잘난다
화는 모든 관계를 파괴하는 폭탄이다
그런 화는
당황하고 조급해져서 내는 화일 뿐
진정한 화가 아니데
화내는 사람은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자책하게 된다
결국 남과의 관계는 물론
자신과의 관계마저도 무너뜨리게 된다
이 모두가 자신의 내면에 빛이 사라졌을 때 생기는 일들이다
모든 관계의 핵심은
자신의 내면에 빛을 비추이는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에 빛을 비추어
환하게 차오를 때
비로소
모든 문제는 사라진다